청석고 교장 윤지용 시인 '유년의 시' 펴내

시문학지로 문단에 데뷔해 한국 신문예 문학상을 받기도 했고 현재 청석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인 윤지용 시인이 그의 젊은 날의 시어들을 담은 '유년의 시'(고요아침)시선집을 발간했다.

'유년의 시'는 그동안 발표한 작품들과 '우기의 새'에서 69편, '풀과 풀잎'에서 54편을 뽑아 싣고 있다.

윤 시인의 시세계는 주로 축조된 일상의 단시 형태로 나타난다.

짧은 소절의 명사형으로 압축된 시행 속에는 절제돼 아름다운 그의 시상과 운율이 섬세하고 신비한 리듬으로 변주된다. 단단한 시의 주제와 구성, 시어의 난해성을 극복하려는 시인의 끈질긴 노력이 행간마다 살아있다.

윤 시인이 이번 시선집에 표현하고 있는 동심, 혹은 유년의 과거적 상상력은 시인에게 고향을 환기하는 넉넉한 서정이자 거친 현실을 지탱하는 정신적 위안이며 희망이다.

이른 아침 눈 뜬 아이들의 / 하늘, 그 아이들의 눈썹 위에 / 나의 잃어버린 날들이 날아서 / 수실로 뜨이고 있다 // 비 젖은 마을의 내 유년이 뜨락에 / 아이들은 대운동회의 만세소리처럼 나부끼고 / 동화 속의 웃음으로 녹아 흐르고 있었다 / 꽃에 묻힌 아이들의 꽃다툼 속에서 동심은 한 점 꿈을 물어 뜯고 있었다 … <중략> … 빛 밝은 이슬의 내 유년의 / 풀밭에, 잎잎마다 차오르는 아이들의 노래가 / 잃어버린 나를 수실로 뜨고 있다. -<유년의 시> 일부-

윤 시인의 유년이 그곳에서 빚어냈던 수많은 삶과 꿈의 빛깔들은 아침, 꽃, 길, 돌, 비, 이슬, 하늘, 새, 달, 땅 등의 복합적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이로인해 그가 지향하고픈 미래 세계의 밝고 건강하며 찬란한 시적 이미저리 (육체적인 감각이나 마음속에서 발생해 언어로 표출되는 이미지의 통합체)를 형성하는 풍성한 근원을 이루고 있다.

윤 시인은 일상으로부터 얻은 것들로 많은 시어들을 표현하고 있다.

시선집 '유년의 시'는 총 7부로 구성돼 윤 시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고 여러 문학가들이 시인의 작품과 관련한 평론과 덧붙인 글들, 또 자신과 가족의 사진을 담아 시인이 엮어온 삶의 발자취를 그대로 담았다.

윤 시인은 "교육의 길에 제가 서 왔습니다. 시의 길에도 동참해 보았습니다. 실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습니다. 보다 깊이 있는 삶의 한 중간에서 노력, 고뇌 또한 게을리 할 수는 없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오세영 평론가는 소설문학 1985년5월 이달이 작품평에서 "윤지용의 시는 유려하고 세밀하고 매우 감성적이다. 시의 아름다움, 시의 그리움, 시인은 그 플라톤적 실체를 시로 썼던 것이다"라고 평했다.

한편 윤 시인의 시선집 '유년의 시' 출판 기념회가 오는 25일 오후 4시30분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에서 열린다.

/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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