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박희근 / 음악교사

세상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장 귀한 보석이 사랑이 아닐까요?

모두가 그토록 필요로 하는 사랑, 그 신비로운 보석 앞에서 나를 돌아봅니다. 누구보다도 사랑이 절실한 우리들의 입장이지만 정작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지내온 시간들이 더 많았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믿어주는 것입니다. 쓰라림과 증오의 그림자를 가지고 살면 누구도 완전하게 인생을 살 수 없습니다. 사랑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가장 좋은 점을 생각나게 하고 믿어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최선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랑이야 말로 영혼을 움직이는 사랑이 아닐까요?

나도 세상을 향하여 '사랑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나를 표현하고 또한 행동의 몸짓으로 세상을 향해 뛰어 나갈 수는 없는 것일까요.

아가페, 에로스, 스톨게 등 저마다 감동과 방법이 다른 여러 종류의 사랑과 더불어 긴 세월의 강을 흘러 왔습니다.

그러나 그 긴 세월동안 설익은 내 목소리 '사랑가' 하나 내 놓을게 없는 가난한 나의 마음이 너무도 부끄러워 숨고 싶을 때가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 아닐까요? 좀더 솔직한 표현을 하자면 상황에 따라 사랑과 감정을 혼돈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여지껏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내 모두를 아낌없이 연소시킬 용기가 없었습니다.

이 가을에 너무 큰 것을 생각하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을을 노래하는 연주회장 이나 교외에서 아름다운 선율과 풍경에 취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움켜잡고 체온으로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사랑을 체험해볼 용기는 없는 것일까요.

온전한 삶의 노래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시(詩)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너무 사랑이라는 용어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나의 표현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감정에 솔직한 것은 포장된 위선보다 차라리 끈끈한 손과 손을 잡고 나의 체온을 사랑하는 이에게 전달할 때가 더욱 순수할 수도 있으니까요.

떨어지는 낙엽도 싸늘한 날씨도 순수한 사랑의 표현 앞에서는 순간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 하나의 생각일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마음의 문을 닫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불완전한 사랑이라도 손을 맞잡고 마음의 문이 열리면 아름다움은 지속될 테니까요.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이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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