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자 / 문화비평가

1920년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중문화가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에 이르러 음반산업의 영향과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발전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문화산업이 국가적 관심을 받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중문화는 저급문화로서 취급 받아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문화' 가 대중문화의 정의라고 필자는 결론짓고 싶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순수성이나 진정한 예술의 가치가 희석되어 가는 것이 문제점으로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들어 문화에 대한 욕구와 여가활용방법으로 각 지역에서는 많은 문화 행사와 더불어 문화 공간 운영에 몰두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문화 생산과 공간 활용에 노력을 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사는 충주라는 소도시도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얼마 전 재정비 한 문화회관과 소규모의 공연장인 문예회관이 있지만, 대부분 문화에 목마른 사람들은 타지로 외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충주에서 지난 11월 3일 첫 단독 콘서트를 가진 가수 '적우'는 위에서 언급한 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나 문화 공간을 운운하기조차 미안할 만큼 순수한 열정을 토해내었다.

OST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그녀의 실력은 인정받을 만 했고, '국민가수 조용필'의 찬사를 받은 그녀는 독특하고 허스키하지만 부드럽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 만한 가수였다.

그러나 적우의 첫 단독 콘서트가 그녀만의 성공적 공연이 아닌, 충주에 있어서도 기대하던 성공적인 공연이었음이 자못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싶다.

지역의 문화가 갖는 특성으로 볼 때 충주 역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무엇보다 중요한 관객몰이, 공연에 대한 전문 지식 부족, 박수가 인색한 지역으로 인정된 곳 등을 감안할 때, 다분히 적잖은 모험이 될 수도 있는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1000여석의 전 좌석이 매진되었다는 것은 매우 성공적인 공연이라 할 수 있겠다.

최고의 음향과 조명 그리고 무대 장치는 종전 충주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고 좌석제로 인한 편안함도 지난날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며, 초대권의 남용없이 치러진 공연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그녀의 성공적인 감사의 눈물을 보면서 그녀의 팬클럽이 전국에서 찾아오긴 했지만 대중음악에 대한 충주 시민들의 새로운 시각을 발견한것도 이 번 공연의 결실이라고 본다.

미국의 셀데스(G. Seldes)나 매닝 화이트(D. M. White)는 대중문화를 '민중의 손에 의해 발생한 문화'라고 했다. 이 말을 뒷받침 해주 듯 대중음악이 갖는 즐거움에는 늘 함께하는 것이 있다. 이는 충주를 찾은 적우와 적우를 초대해준 중부매일신문사 그리고 적우의 관객들이다.

지역에서의 성공적인 공연과 성숙된 관객들의 모습을 안겨 준 이번 공연은 충주에게 있어 가수 적우(red rain)가 선사해준 적우(適雨-알맞은 시기에 내리는 비)의 역할이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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