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속에 즐기는 암벽타기 짜릿함
이곳에는 간결한 삼각형 맞배지붕으로 가늘고 긴 느낌이 드는 대웅전(충북 유형문화재 제61호)과 부도(532호), 삼층석탑(533호), 원각국사비(534호), 망탑봉3층석탑(535호) 등의 보물이 있다. 학생들의 산 역사교육장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
영국사와 함께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 은행나무는 둘레가 22m나 되고 높이가 31m에 이른다. 용문사 은행나무 못지 않게 거목이다. 수령이 1천300년이 넘는다고 하니 이 나무야 말로 천태산의 역사다. 가지 중 하나는 땅으로 늘어져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 내는 기이한 형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 천태산의 묘미 암벽타기
천태산 등반로 대부분은 암벽으로 이뤄져 있다. 우회코스가 있긴하지만 천태산 등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가 이 암벽타기다. 75m에 달하는 암벽을 로프에 매달려 오르다 보면 아찔하기도 하지만 로프가 적당한 간격으로 매듭지어져 있어 미끄러질 염려는 별로 없다.
A코스는 산줄기가 가파르고 B·C·D코스는 비교적 완만하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영국사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바위 하나하나도 천연 조각품이다. 어떤 바위는 마치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듯하다. '조망석'이라 표시된 바위에서 이곳 풍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주변 관광지 양산팔경
양산면 일대 금강과 소백산맥 자락이 어울려 빚어낸 여덟가지 절경을 뽑아 '양산팔경'이라 부른다. 제1경은 영국사, 제2경은 강선대, 제3경은 비봉산, 제4경은 봉황대, 제5경은 함벽정, 제6경은 여의정, 제7경은 자풍서당 제8경은 용암.
강선대는 송호관광지 건너편 봉곡리 금강 기슭에 1956년 5월 지은 시멘트 육각 기와집이고, 비봉산은 가곡리에 우뚝솟아 있는 산으로 금강과 양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봉황이 깃들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수두리 금강변의 봉황대는 오래 전에 없어졌으며, 함벽정은 송호리에서 강물을 따라 500m쯤 올라가 강언덕 반석위에 지어졌다.
여의정은 송호관광지 솔밭 바위 위에 세워놓은 정자로 만취당 박응종 선생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며, 자풍서당은 조선 중기 유학자 동천 이충범(1520∼1598)이 제자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용암은 송호관광지 앞 금강에 솟아 있는 바위로 이곳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천태산 지킴이 배상우씨
천태산은 배상우씨가 있었기에 존재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산코스 개발부터 암릉 곳곳에 설치된 로프, 등산안내판 등에 이르기까지 배씨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천태산에 쏟아 부었으니, 그의 천태산 사랑을 미뤄 짐작할 만 하다. 양산면 소재지인 가곡리에서 금호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7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이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코스를 점검하고 낡은 시설을 수리하고 있다. 산 정상에는 방명록로 마련해 놓았다.
김국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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