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속에 즐기는 암벽타기 짜릿함

영동 천태산

▲ 천태산 등반로 대부분은 암벽으로 이루어졌다. 단풍속에서 즐기는 암벽타기는 또 다른 등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산과 절은 조용해 오는 이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만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산을 찾은 흔적이 있지만, 산은 산만하거나 시끄럽지 않다. 화려함은 은은함에 미치지 못하고, 내세움은 익은 벼의 고개숙임 보다 잘나지 못하다.'한 블로거가 천태산을 다녀와서 적은 글이다. 이렇듯 천태산은 조용하고 깨끗하다. 천년고찰 영국사와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각종 국보급 보물은 물론 뛰어난 자연경관과 동·식물도 볼거리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가족들과 '충북의 설악' 천태산을 찾는 것은 어떨까. # 자연환경 명소 천태산영동군 양산면 누교리에 자리 한 천태산(天台山·해발 714.7m)은 여러 문화재와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 외에도 암릉과 각종 수목(단풍나무가 많음)이 계곡의 청류와 어우러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북으로는 금강에 이르고, 남으로는 섬진강을 만든다.특히, 양산팔경이 천태산 영국사를 제1경으로 시작되고 많은 문화유적들이 그 신비함을 더해준다. 천태산은 A, B, C, D 등 4개의 등산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해발 75m의 암벽코스를 밧줄을 타고 오르는 맛은 이 산 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천태산 입구에서 단풍길을 따라 20여 분 가다보면 기암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용추폭포의 빼어난 절경을 맛볼 수 있으며, 조금 더 걸으면 1천여 년이 넘게 이 산을 지키고 있는 영국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223호)의 뛰어난 자태도 엿볼수 있다. # 아기자기한 천태산 산행누교리에서 서쪽으로 1㎞쯤 들어가면 주차장이 있는 데 여기서부터 천태산 산행이 시작된다. 5분 정도 올라가면 계곡과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수려한 천태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天台洞天(천태동천)'이란 글씨가 음각돼 있는 바위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지류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진주폭포를 경유해 망탑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영국사는 곧장 올라간다.길 왼쪽에 삼신바위가 있는데 쭈글쭈글한 바위가 영락없이 삼신할머니의 얼굴이다. 삼신바위를 지나면 시원한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데 용추폭포(삼단폭포)다. 삼단폭포에서 나무계단을 잠깐 오르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제법 넓은 평지에는 논과 밭이 자리잡고, 그 품안에 천년고찰 영국사가 고즈넉하게 둥지를 틀고 있다. # 영국사와 은행나무 ▲ 천연기념물 제1223호 은행나무.
영국사(寧國寺)는 신라 문무왕 8년 원각국사가 만원사란 이름으로 세운 것을 고려 문종때 대각국사가 국창사로 이름을 고쳤으며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함으로써 국난을 극복했다고 해 영국사로 개칭했다.

이곳에는 간결한 삼각형 맞배지붕으로 가늘고 긴 느낌이 드는 대웅전(충북 유형문화재 제61호)과 부도(532호), 삼층석탑(533호), 원각국사비(534호), 망탑봉3층석탑(535호) 등의 보물이 있다. 학생들의 산 역사교육장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

영국사와 함께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 은행나무는 둘레가 22m나 되고 높이가 31m에 이른다. 용문사 은행나무 못지 않게 거목이다. 수령이 1천300년이 넘는다고 하니 이 나무야 말로 천태산의 역사다. 가지 중 하나는 땅으로 늘어져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 내는 기이한 형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 천태산의 묘미 암벽타기

천태산 등반로 대부분은 암벽으로 이뤄져 있다. 우회코스가 있긴하지만 천태산 등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가 이 암벽타기다. 75m에 달하는 암벽을 로프에 매달려 오르다 보면 아찔하기도 하지만 로프가 적당한 간격으로 매듭지어져 있어 미끄러질 염려는 별로 없다.

A코스는 산줄기가 가파르고 B·C·D코스는 비교적 완만하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영국사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바위 하나하나도 천연 조각품이다. 어떤 바위는 마치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듯하다. '조망석'이라 표시된 바위에서 이곳 풍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주변 관광지 양산팔경

양산면 일대 금강과 소백산맥 자락이 어울려 빚어낸 여덟가지 절경을 뽑아 '양산팔경'이라 부른다. 제1경은 영국사, 제2경은 강선대, 제3경은 비봉산, 제4경은 봉황대, 제5경은 함벽정, 제6경은 여의정, 제7경은 자풍서당 제8경은 용암.

강선대는 송호관광지 건너편 봉곡리 금강 기슭에 1956년 5월 지은 시멘트 육각 기와집이고, 비봉산은 가곡리에 우뚝솟아 있는 산으로 금강과 양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봉황이 깃들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수두리 금강변의 봉황대는 오래 전에 없어졌으며, 함벽정은 송호리에서 강물을 따라 500m쯤 올라가 강언덕 반석위에 지어졌다.

여의정은 송호관광지 솔밭 바위 위에 세워놓은 정자로 만취당 박응종 선생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며, 자풍서당은 조선 중기 유학자 동천 이충범(1520∼1598)이 제자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용암은 송호관광지 앞 금강에 솟아 있는 바위로 이곳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천태산 지킴이 배상우씨

천태산은 배상우씨가 있었기에 존재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산코스 개발부터 암릉 곳곳에 설치된 로프, 등산안내판 등에 이르기까지 배씨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천태산에 쏟아 부었으니, 그의 천태산 사랑을 미뤄 짐작할 만 하다. 양산면 소재지인 가곡리에서 금호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7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이 산을 오르내리며 등산코스를 점검하고 낡은 시설을 수리하고 있다. 산 정상에는 방명록로 마련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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