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작가회의 권희돈회장, 지역 작가 발굴 노력

1923년 충북 중원군 신니면 원평리에서 태어나 1950년 8월13일 보안서원에 끌려간 후 현재까지 생사불명인 홍구범 선생의 작품이 행방불명 후 57년만에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 홍구범 선생.
홍구범은 1947년 5월 백민 8호에 소설 '봄이 오면'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1949년 '화제작 제조기'로 명성을 얻은 홍구범은 1950년대 후반 그의 수필 '작가일기'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또 김동리, 조연현, 모윤숙과 함께 문예지 '문예'를 창간하고 청년문학가협회회원으로 활동했으며 민중일보 기자를 역임했다.

충북작가회의 권희돈 회장은 잊혀져가는 지역의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홍구범 선생을 선택했다.

홍구범은 소설, 수필, 평론, 꽁트, 시나리오, 동화 등 짧은 기간에 다양한 장르를 열정적으로 생산해 냈지만 그의 작품 대부분이 당시의 잡지들에 산재돼 있고 그 잡지들이 소실됐거나 훼손이 심해 그의 작품을 찾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까닭으로 해독이 가능한 단편소설만 모아서 3년간 자료수집 끝에 묶어낸 것이다. 권 회장은 홍구범은 객관적 묘사와 인물묘사가 탁월했고 심도있는 주제와 독특한 대화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작가였다고 평한다.

그동안 잊혀졌던 홍구범의 작품을 한권으로 묶은 '창고근처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한 제2회 홍구범 문학제가 지난 24일 홍 선생이 태어나고 작품활동을 전개한 중원군 신니면 원평리(현재의 충주시)에서 열렸다.

제1회 문학제는 지난 1995년 열려 경찰의 도움으로 홍구범 선생의 아들 '수영'의 이름을 추적해 지금의 충주시 신니면 원평리에 남이있는 생가터와 그가 쓴 소설의 배경이 된 미륵불이 있는 장소, 버들골, 양조장 등을 파악했다.

그로부터 12년만에 다시 열린 제2회 홍구범 문학제는 홍구범의 생가터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륵이 있는 마을' 소설의 배경이 된 미륵불이 있는 장소, 버들골, '창고근처 사람들'의 배경이 라고 추정되는 대운 고추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곳, 그린다방, '귀거래'의 배경이 된 양조장 등을 둘러보며 홍구범 선생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곳을 둘러봤다.

그 중간에 출간기념회와 학술강연을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그 자리에는 홍구범 선생의 아들 수영씨와 며느리, 손자, 손녀 등 일가 친척이 함께해 홍구범 문학제의 자리를 더욱 빛냈다.

권 회장은 "오늘 이순간 홍구범이 환생해 그의 소설이 독자의 품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라며 "예수의 행적처럼 홍구범 선생도 24세까지의 삶은 미스테리 적이며 그런 소년시절의 미스테리한 부분은 연구가 더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권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찾아 홍구범 전집을 발간할 예정으로 거기에는 언어에 대한 뜻풀이도 함께 실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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