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시조문학회, 충북시조 12집 발간

이승소식 -故 박용삼 회장님께 -김선호-한봄에 가신 뒤로 하늘도 서럽던지 / 여름내 푹푹 찌다 늦비로 큰물지다 / 그렇게 반년 세월이 울며불며 갔습니다.슬픔도 깊어지면 열매로 맺히는지 / 발갛게 익은 대추 아람 벌어 구르는 밤 / 그리움 온 들녘마다 주렁주렁 열립니다.물드는 능선 따라 시선 잠시 머문 자리 / 꿋꿋이 좌정하고 외려 푸른 솔 한 그루 / 생전의 님인 듯하여 눈길 떼지 못합니다. 충북시조문학회(회장 나순옥)가 충북시조 제 12집을 발간했다.일년에 한번씩 발간하는 충북시조 제 12집에는 오늘의 충북시조문학회가 있게 한 견인차 역할을 해오던 故 박용삼 전회장의 추모글과 문학과 함께하는 치료한마당 등 특집자료와 회원작품으로 구성돼 있다.박 전회장은 충북시조문학회의 창설 주역이자 발전의 교두보를 마련한 든든한 역군으로서, 후원자로서 한 생을 그리다 지난 4월 하늘나라로 떠나갔다.삼가 박 전회장의 명복을 빌며 그리움의 편린들을 회원들이 추모글로 담아냈다.또한 충북시조문학회 회원들은 병마와 외롭게 싸우는 환우와 보호자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고 정서순화를 통해 치료를 촉진하자는 취지에서 매년 병원을 순회하며 '문학과 함께하는 치료한마당'을 열고 있다.이번 치료한마당은 일곱번째로 지난 11월16일 효성병원에서 환우들의 쾌유를 기도했다.
우리문학 강연, 우리음식 문화강연, 우리음악공연, 시낭송, 댄스스포츠 공연과 기타 연주 등 우리문화 바로알기 체험행사의 일환으로 다채롭게 구성해 환우와 의료진과 회원들이 함께 가슴을 여는 어울마당으로 진행됐다.

그들은 동인지인 2007년판 충북시조 제12집 200권을 병원에 기증해 병실에 비치함으로써 환우와 보호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강혜규, 김선호, 김영교, 나순옥, 남향수, 노영임, 문승호, 서길석, 서정교, 송재섭, 윤상희, 윤현자, 이명식, 전태익, 정형석, 조경순, 조길수, 최성락, 한경수 회원의 작품이 수록된 이번 시조집은 우리의 전통 시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아한 시구를 선보인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넣지 않아도 전달되는 아련한 마음이 한껏 느껴지는 시조집이다.

나순옥 충북시조문학회 회장은 "시조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며 "'시조를 창작한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노래한다'로만 알고 있다"며 시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아쉬워 했다.

그녀는 또 우리나라 시조와 일본 시조를 비교하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조를 공부하고 지켜가는 사람은 1천여명이고 일본은 10만명이 넘는다며 우리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는 것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나 회장은 "시조는 자유시에는 나타나있지 않는 단아함과 3장6구, 3장12구의 정형성으로 날로 비정형화 되어 가는 경향을 방지하고 시조의 고유성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전통 시조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충북시조문학회의 문을 두드리면 배울 수 있다.

한편 1993년도에 창립된 충북시조문학회는 도내에 거주하는 시조시인들의 모임으로 2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부터 환우와 함께하는 문학행사도 열고 있다. / 이지효

hlee@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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