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독주 계속 … 팽팽한 긴장감 없어

한국 사람들 만큼 내기를 좋아하는 민족은 드물다.

한·일 축구전이나 선거를 앞두고 사무실마다 골득실 또는 당선자 맞추기 게임은 기본이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눈치보기도 치열하며 심사숙고 끝에 높은 확률에 베팅을 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역대 선거와 달리 1인 독주가 계속되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역대 선거와는 달리 팽팽한 긴장감이 없기 때문인지, 이번 대선은 점차 유권자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대선 후보들도 권역별로 지역유세를 갖고 있으나 동원된 인력을 제외하고는 일반 유권자들의 참여는 전무하다.

따라서 선거일이 6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선거열기가 없어 대선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대선 투표율을 보면 제 14대(1991) 81.9%, 제 15대(1997) 80.7%, 제 16대(2002) 70.8%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을 예측할 수 있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70%대 초반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60%대로 떨어질 우려도 높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 9, 1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한다'는 응답자가 87.9%에 달했으나 점차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실제 투표율은 70%대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례로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투표일인 19일을 하루 쉬는 공휴일로 인식하고 있으며 연말을 맞아 계속되는 송년모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기 위해 가벼운 등반이나 운동, 가족여행 등을 계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청권의 직장인들은 "선거일 10열전에는 항상 사무실의 직원들이 개인별로 1만원씩 베팅한뒤 당선자 맞추기(다수가 선택했을 경우 1,2위 표차이로 결정)에 떠들썩 했지만 이번 선거는 너무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BBK검찰수사 발표 이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나 무소속의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이 성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로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되고 부동층이 점차 늘어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특히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젊은층을 겨냥한 홍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한편 정책과 공약대결 보다는 후보들간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으로 유권자들의 정치불신만 초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에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유권자들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하루빨리 경제회복을 당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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