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매슬로(Abraham H. Maslow)는 인본주의 심리학을 창설한 사람이다.

그는 생전에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하고 이를 '욕구의 5단계'로 정리해서 설명했다.

피라미드 형태의 욕구 5단계설 중 첫 번째는 생리적 욕구,

대다수의 사람들은 졸리면 자고, 배가 고프면 먹고, 추우면 옷을 껴입거나 방을 따뜻하게 하여 욕구를 해결하려 든다.

두 번째 생리적 욕구가 해결된 사람들은 가족과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등 안전(安全)에 대한 욕구를 찾아나선다.

부모가 자식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평생 동안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안전(安全)에 대한 욕구가 자식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보험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2단계까지의 욕구를 해결한 사람들은 어딘 가에 소속이 되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갖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동창회나 동호회 모임을 하거나 각종 단체에 가입하여 소속감을 갖으며 살길 원한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일수록 혼자 살기 싫어하는 것도 바로 이런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인정(認定)의 욕구다.

이왕 모임에 가입했으면 해당 모임에 회장이 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듯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지역사회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고 또한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한다.

마지막 단계는 누구에게 인정을 받기보다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면서 인류공영을 위한 삶을 살아가려는 행보로 이어진다.

사람이면 모두가 다 소중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아프리카의 병자들을 돌보며 평생 동안 의술을 베풀었던 슈바이처 박사와 테레사 수녀는 자아실현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인간의 욕구는 이처럼 낮은 단계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충족을 채우면서 점차 높은 단계로 발전해간다.

따라서 낮은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높은 단계의 욕구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반면 매슬로가 주장한 인간의 욕구는 계층적으로 배열한 것에 불과하지 이를 행복의 단계라고 이분법으로 설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개인이나 가족을 위한 삶보다 지역사회, 국가와 민족, 더 나아가 인류공영을 위한 삶을 지향할 때 그 사람의 인생은 더욱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봉사 이야기가 나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재정여건이 좋아지는 등 제반 여건이 갖추어진 다음에야 참여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회가 필요로 하는 봉사를 재정적 여유가 있을 때 참여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봉사는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작은 힘과 시간을 투자하여 곧바로 실천할 때 더욱 가치를 발휘한다.

충북대학교 헌혈의 집에서 200회째 헌혈을 한 충북대 안전공학과 정길순 강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헌혈을 계속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봉사는 물질적인 봉사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평생을 교육에 봉사했던 페스탈로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말기 암 환자들의 벗이 되어주는 호스피스의 육체적인 봉사도 숭고하기 이를 데 없다.

푸른여성회가 성탄절을 맞아 충북희망원에서 위문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중부매일 직원들도 지난주 충남 태안을 찾아가 기름찌꺼기를 제거하는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며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연말연시를 맞아 아동복지 시설에 사랑의 물품과 성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나서는 나눔의 물결이 곳곳에서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어느새 한해를 마무리하는 끝자락이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누면서 모두가 따뜻한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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