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섭 / 논설위원

"조용하지만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作風低調 行事高效)."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 새해 첫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뉴스메이커(風雲人物)로 전격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반 총장이 성실하게 직책을 수행해 유엔 역사의 '참신한 새 장(章)'을 열었다면서 그의 지난 1년간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나의 지난 1년은 대단히 바쁘고 중요한 한해였지만 지금 시점에서 실적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 총장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앞으로 그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 매체인 신화통신에서 외국의 유명 인사를 이처럼 칭찬일색으로 기사화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신화통신이 아니더라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촌 대통령', '속세의 교황'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취임한 이후부터 산적한 현안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해 왔다.

그는 1년 사이 132일을 58개국 120여개 도시에서 해외출장으로 보내면서 현지사정을 파악하고 분쟁지역을 둘러보았으며, 국제사회에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주었다.

이 때문에 그는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인권 증진과 더불어 특히 다르푸르, 중동, 아프가니스탄 등 지역 분쟁 이슈는 물론 기후변화, 가난극복, 질병퇴치와 같은 현안들을 매끄럽게 처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홍 글씨'로 유명한 미국의 나다니엘 호손은 '큰 바위 얼굴'이라는 단편소설도 썼다.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 어니스트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장차 태어날 것이라는 전설(傳說)을 듣는다.

그러나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전설의 인물을 만나기를 기다리며 끊임 없이 자기수양을 거듭하던 어니스트는 마침내 모두에게서 인정받는 큰 바위 얼굴이 된다.

고등학교 시절 비스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 청소년적십자단 활동에 참여하게 된 소년 반기문은 미국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는 순간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구체화시켰다.

그리고 그로부터 45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는 마침내 '세계 최고의 외교관'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 올랐다.

반 총장이 전 세계인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며 연초 우리는 많은 희망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도 재능과 성실, 겸손이라는 덕목을 고루 갖춘 그이기에 역대 어느 총장보다 더 훌륭한 업적을 남길 것으로 확신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충북지역도 지난 한해는 덩달아 바쁠 수밖에 없었다.

그가 태어난 음성군에서는 생가복원 사업에 이어 생가로 가는 국도의 일부 구간을 '반기문로'로 지정하였으며, 제1회 반기문 전국마라톤대회를 성공리에 마치기도 했다.

충북도교육청도 지난해 제1회 반기문 영어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비스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던 소년 반기문이 훗날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처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함이었다.

글로벌 시대에는 브랜드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당연히 브랜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할 만한 것으로 충북에서 반기문 브랜드보다 더 탁월한 아이템이 있을까?

시작이 반이라는 이야기처럼 반기문 브랜드를 활용하여 충북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8년 무자년(戊子年) 새해에 한국인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반 총장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 속의 충북, 충북 속의 세계'라는 애향심을 구현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작업도 우리 충북인들의 몫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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