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청주시내 한복판에서는 달리는 시내버스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불이 난 것만으로도 아찔한 상황이지만 만약 버스기사가 불이 난 것도 모른채 계속 운행했다면 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을지도 모른다.

화재의 원인은 엔진노후화로 인한 연료누출로 엔진열에 의해 불이 났다고 경찰은 전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해당 자치단체인 청주시와 해당 버스회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시는 시내버스 노후화의 기준이 되는 법정 폐차기준 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고 단지 법정 폐차기준에 대해 승인만 해줄 뿐이라고 했다. 버스 노후화의 책임이 자신들한테는 전혀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대중교통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청주시의 담당공무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내버스에 불이 난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고 해당 버스회사는 계속해서 "모른다, 알려줄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게다가 "뭐 별 일도 아닌거 가지고…"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시민들이 탄 버스에서 불이 났는데 별 일 아니라니 너무 무책임 하지 않은가. 만약 자신들의 자식이나 부모, 형제가 타고 있었더라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청주시 시내버스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청주시민의 안전한 발'이라는 슬로건이 눈에 띈다.

또한 청주시의 6개의 버스회사를 소개하고 있는 인사말에는 철저한 안전관리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노라며 안전하게 시민들을 모시는 회사라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평들을 하고 있다.

과연 어느 누가 불에 탄 시내버스를 '청주시민의 안전한 발'이라고 생각할 것인가.

차라리 홈페이지의 슬로건과 버스회사의 인사말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 kohs@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