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봉이 쓴 선조 '옥축''교지' 등 38점

제천시가 오는 2010 국제한방엑스포를 개최하는 가운데 조선 선조시대 어의를 지낸 한계군(韓溪君) 이공기((李公沂) 선생의 유품이 시에 기증됐다.

더욱이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최근 이공기 선생을 비롯해 사상체질의학자 원지상, 식료찬요의 손순효, 노촌 이구영 선생 등을 제천출신 의약인물로 꼽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강원도 영월군에 거주하는 이공기 선생의 12대 후손 이만식(80) 할아버지가 제천시 송학면 도화리 한계공 영당에 보관중이던 선조의 교지 등 38점을 내놓았다.

유품은 선조의 옥축(공신록권)과 교지 등이며 당대 명필 한석봉이 쓴 옥축은 선조가 1604년 임진왜란 때 자신을 호위한 공신에게 내린 별교서로 호성공신에 봉한 86명의 이름이 들어있다.

선생은 이 옥축에 3등 호성공신에 책봉돼 있다.

가로 198㎝ 세로 39㎝ 크기의 이 옥축은 교서 앞부분이 일부 소실되기는 했지만 당시 승지였던 신지제(申之悌)가 지은 것으로 선생은 3등 호성공신에 책봉됐다.

시는 기증 유물 중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옥축과 영정은 보존처리 후 다른 유물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하고 충북도 유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선생의 유품이 관리가 허술한 영당에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 관계자들이 후손들을 통해 훼손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기증을 유도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선조의 어의였던 선생은 제천의 대표적 의학인물로 임진왜란 극복 호성공신으로 책봉된 후 녹봉으로 제천의 토지를 하사받아 한산 이씨 집성촌인 도화리 일대에 제천에 정착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제천시 권기윤 학예사는 "유물은 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제천한방사 기초사료로 활용하고 엑스포 한방 생명과학관에 유물로 전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이공기는 누구

허준, 양예수 등과 함께 조선 선조임금 시절의 3대 어의로 꼽히고 있다. 그 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송학면 모처에 사당이 존재하고 또 2대에 걸쳐 어의를 지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공기는 임진왜란 당시 선조임금을 의주까지 무사히 호위해 임란 후 특별공신인 '충근정량호성공신(忠勤貞亮扈聖功臣)' 3등 공신에 봉해졌다. 이때 받은 녹봉으로 제천 지역의 토지를 하사받았고, 인조 22년인 1644년에는 동반관계(東班官階) 종1품인 숭정대부(崇政大夫)에 추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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