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인쇄博 라경준 학예사, 청주 50개 세거문중 조사
또 '청주'를 본관으로 하고 있는 전체 12개 성씨 중 8개 성씨는 청주에 거주하는 후손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고인쇄박물관 라경준(40) 학예연구사가 최근 고인쇄문화 제 14집에 '청주지역 세거문중의 입향 과정에 관한 연구' 제목의 논문을 40여쪽 분량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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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청원지역 50개 세거문중은 낙향이 가장 많고, 재산상속, 봉분수호 문중 등 특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한씨와 문화류씨 족보 모습. | ||
그 결과, '청주'를 본관으로 하고 있는 전체 12개 성씨 중 金, 高, 東方, 孫, 宋, 楊, 鄭, 俊 등 8개 성씨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했거나 자손단절 등의 이유로 청주에 거주하는 후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조선 전기의 세종실록 지리지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 현재 청주에서 문중을 이루고 있는 청주 토성(청주를 본관으로 한 성씨)는 慶, 郭, 李, 韓 씨 등 단 4개 성씨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토성을 제외한 나머지 세거문중을 조사한 결과, ▶낙향문중 ▶은거문중 ▶피난문중 ▶재산상속 문중 ▶봉분수호 문중 등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낙향문중은 선대가 청주서 벼슬을 했거나 집안 사연 등의 이유로 청주 지역에 입향한 경우로, 진주강씨, 현풍곽씨, 의성김씨, 문화류씨, 여흥민씨, 순천박씨, 충주지씨, 한산이씨, 하동정씨 등 16개 성씨가 이에 해당하고 있다.
은거문중은 조선 개국에 불참하거나 광해군 폭정을 피해 청주로 입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에 해당하는 문중은 안동권씨, 강릉김씨, 안동김씨, 진주류씨, 영산신씨 등 5개 성씨로 조사됐다.
피난문중은 왕자의 난, 단종복위 사건, 사화 연루, 임진왜란 등과 관련해 입향한 예로, 청풍김씨, 의령남씨, 교하노씨, 장흥박씨, 밀양박씨, 상주박씨, 초계변씨, 고령신씨, 보성오씨, 신평이씨, 전주이씨, 풍천임씨, 동래정씨, 창녕조씨, 한양조씨 등 15개 문중이 이에 해당하고 있다.
재산상속 문중과 봉분수호 문중은 다소 특이한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라 학예사는 이에대해 "조선전기는 고려시대와 마찬가지로 남녀 모두 제사를 모실 수 있었고 처가와 외가의 재산도 상속받을 수 있었다"며 "은진송씨, 전의이씨, 경주최씨, 동주최씨, 남양홍씨, 전주최씨 등 6개 문중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衆子女'라는 이름하에 남녀는 물론 외손에도 봉사자(奉祀者·제사를 모시는 사람)가 될 경우 재산의 1/5를 상속했으나, 예학이 발달한 이후에는 '봉사자=장남', '장남=전재산의 1/2 상속' 관습이 확립됐다.
봉분수호 문중은 말 그대로 선대 묘지를 관리하기 위해 청주에 입향한 경우로, 안정라씨, 여량송씨, 연안이씨 등 3개 문중이 이에 해당하고 있다.
라 학예사는 이번 조사의 특징으로 "입향문중 대부분은 오창, 옥산, 강서, 강외, 현도, 남일 등 청주 서부지역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며 "이는 당시 문중들이 들(野)이 넓다는 점, 즉 경제적인 면을 크게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각 문중이 주장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역사적 사실과는 다소 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중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자기 가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족보를 미화하는 경향을 지녀왔다.
■ 청주·청원지역 세거문중 현황
| 분관과 성씨 | 문중수 | |
| 토성문중 | 慶, 郭, 李, 韓 | 4개 |
| 낙향문중 | 진주강씨, 현풍곽씨, 안동김씨(신안동), 의성김씨, 문화류씨, 여흥민씨, 순천박씨, 하음봉씨, 이천서씨, 평산신씨, 아주신씨, 함양여씨, 개성왕씨, 한산이씨, 하동정씨, 충주지씨, | 16개 |
| 은거문중 | 안동권씨, 강릉김씨, 안동김씨, 진주류씨, 영산신씨. | 5개 |
| 피난문중 | 청풍김씨, 의령남씨, 교하노씨, 장흥마씨, 밀양박씨, 상주박씨, 초계변씨, 고령신씨, 보성오씨, 신평이씨, 전주이씨, 풍천임씨, 동래정씨, 창녕조씨, 한양조씨. | 15개 |
| 재산상속 문중 | 은진송씨, 전의이씨, 경주최씨, 동주최씨, 전주최씨, 남양홍씨. | 6개 |
| 봉분수호 문중 | 안정라씨, 여산송씨, 연안이씨. | 3개 |
조혁연 기자
chohy@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