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강의 평균 수심이 3m라면 당신은 다이빙을 할 것인가' 마찬가지 '평균수심이 1.3m 라면 당신은 강을 건널 것인가'

나는 건너지 못 할 것이다. 평균은 그럴듯해도 운 나쁘게도 얕은 곳과 깊은 곳이 많다면 위험에 처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평균은 이처럼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중학 1학년 진단평가를 놓고 충북도교육청이 내홍에 휩싸였다.

발단은 지난주 도내 한 일간지가 충북 학생들의 성적이 '전국 꼴찌'라는 제하의 기사가 보도되면서 부터다.

다음날 충북도교육청은 해명자료를 내고 "중1 전국연합진단평가 자체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추진되었으며,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비교해도 충북의 학력수준은 전국 중위권의 수준"이라고 꼴찌 표현을 부정한 뒤 "충북교육청은 지역간, 학교간 불필요한 서열화를 지양하고 진단평가 본래의 목적을 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의 반응이 없어서일까, 이튿날 다시 보도자료가 나왔다.

전국 11개 시도중 평균점수의 성적은 7위이며, 청주시내 6개 중학교의 한개 표집학급의 점수도 공개했다.

이중 한 학급의 영어과목 평균은 97점이 나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도 중간 정도의 성적을 충분히 뒷받침하는 자료다.

담당 장학관은 "교사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는 등 충북교육 전체가 억울한 평가를 받는 것 같아 고심끝에 해명자료를 내기로 했다"며 "34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노력이 다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충북교육청의 억울함을 이해못하는 바 아니나 진단평가 자체의 모순 또한 예견된 일이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의 결정을 이렇게 비유하면 어떨까.

"요즘 아이들 운동이 부족하다. 모두 모여 달리기 시합을 해보자. 등수나 기록 공개는 의견이 분분하니 각자 알아서 하자" 이런것 아닐까.

몇곳이 결과를 공개하니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고 비교가 시작됐다. 본래 진단평가의 목적은 사라지고, 위·아래만 강조된 것이다.

이번 진단평가의 목적은 평균을 중심으로 줄세우는 게 아니다. 기초학력의 도달, 미도달을 학습에 참고하고, 반영하면 그 뿐이다.

더 이상 어린 학생들을 평균점수로 가늠질하는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않길 고대한다.

/ addpar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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