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시작이 좋으면 다 좋다'. 모두 '최초', '처음'을 중요시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한국인의 이런 '처음'을 중시하는 특성 때문인지 대부분의 일들이 처음에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사회적 큰 관심을 끌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쉽게 잊혀진다.

충북도내 두 번째 국민참여재판이 7, 8일 이틀간 열린 가운데 지역주민이나 지역사회, 언론의 관심도 이같이 달아올랐다가 식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적 영향이나 계절적 영향 등으로 주민들의 관심이 분산된 이유도 있겠다. 그러나 지난 2월18일 진행된 도내 첫 국민참여재판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여서 우려스럽다.

먼저 법정 안팎 풍경이 크게 달랐다. 첫 참여재판에서는 순수 참관 목적으로 법정을 찾은 시민이 수 십 명에 달했고, 유관기관 관계자 30여명, 중앙에서 내려온 취재진 등 50여명 등 모두 100여명이 법정을 가득 메워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반면 이번 두번째 참여재판에서는 순수 참관 목적으로 법정을 찾은 시민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외부 관계자나 취재진도 처음 때와는 대조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루에 모든 절차가 끝난 첫 참여재판 때에는 5시간 반동안의 공판 내내 방청석이 뜨거운 열기 속에 가득 채워졌으나 이틀동안 진행된 이번 참여재판 때에는 공판이 진행된 무려 16시간동안 내내 방청석 곳곳이 빈 자리였다. 방청석은 70석 중 ⅓도 차지 못했다.

배심원 출석률도 첫 재판 당시 28%에서 크게 떨어진 19.5%에 그쳐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제는 특출한 한 사람의 지식보다는 보편적 상식을 갖춘 여럿의 판단이 더 낫다는 데 무게를 두고 도입됐다. 즉 국민을 사법절차에 주체로 참여시키고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판결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스스로가 국민참여재판의 주체라는 생각으로 '처음', '최초'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화려한 시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한' 국민참여재판으로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 mjkim@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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