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호장룡」이어 「라이드 위드 데블」 개봉

비평가들의 만장일치 지지와, 그에는 못 미치지만 그런대로 선전하고 있는 무협영화 「와호장룡」에 이은 이 안감독의 신작 「라이드 위드 데블」이 개봉된다.
한 감독의 작품이 나란히 극장에 내걸리는 것은 보기드문 일로, 이 안감독의 작품세계에 관심이 있는 영화팬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60년대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라이드 위드 데블」은 사실 올해 칸영화제에 첫 선을 보인 「와호장룡」 이전인 지난해의 작품. 주로 가족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건네던 이 안감독이 영화적 공간을 보다 넓게 확장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할수있다.

감독 자신이 내한인터뷰에서 「와호장룡」을 위한 연습용이었다고 과공(過恭)의 언사를 비치기는 했지만 「라이드 위드 데블」은 전통적인 이 안의 관심사를 유지·심화시키면서 전투장면이나 총격전등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스펙터클에도 충실함으로써 이 안 영화의 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북전쟁이 발발하던 1860년대 미국 남부 미주리주에서 단짝이던 잭(스캇 울리히)과 제이크(토비 맥과이어)는 남부 민병대원이 된다. 잭의 아버지가 북부 연방론자들에 의해 살해된데 따른 복수를 위한 것. 잇따른 북부와의 전투에서 용맹을 날리는 제이크지만 독일계 이민자로서 연방론을 지지한다는 의심을 받으며 입지가 곤란해진다. 산속에 참호를 파고 게릴라전을 준비하던 이들 중 잭은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수우(쥬얼)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안감독이 여유있는 화법과 능숙한 솜씨로 펼쳐내는 남북전쟁 이야기는 종전 승리자의 관점이나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쓰여지던 남북전쟁이란 역사를 재해석한다. 경계에 선 아웃사이더의 관점에서 되돌아 본 「성장」의 기록으로 대체되는 것.

이 안 감독의 전작 「아이스 스톰」과 최근작 「사이더 하우스 룰」에서 호연했던 토비 맥과이어가 열아홉 나이에 스스로 「종전(終戰)」을 선포하는 제이크 역으로 호연한다. 「스크림」에서 네브 켐벨을 괴롭혔던 스캇 울리히, 「벨벳 골드마인」에서 인상적이었던 조너선 라이 메이어스, 그리고 싱어 송 라이터에서 영화배우로 첫 변신한 쥬얼이 극의 윤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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