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고고학회 학술대회 충북대서 열려

벽옥, 비취 등 옥(玉) 유물에 고대 한·일 교류사의 정보가 담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서고고학회(회장 차용걸 충북대 교수)는 지난 26일 충북대 본부건출 대강연실에서 '호서지역 읍락사회의 변천'을 주제로 제 17회 호서고고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지난주 충북대에서 열린 호서고고학회에서 벽옥, 비취 등 옥유물에 고대 한·일 교류사의 정보가 담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 고려대 이홍종 교수가 '한반도 옥류의 이화학적 분석과 유통' 주제의 논문을 발표, 참석자들의 큰 반향을 이끌어 냈다.

한국과 일본 고대고분에서는 옥류인 벽옥(碧玉·jasper), 비취(翡翠·jade), 운모집합체(mica) 등의 장식품이 다수 발견된 바 있다. 벽옥과 비취는 외견상 같은 석재지만 원소 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이화학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교수는 형광X선분석법과 전자스핀공명법(ESR)을 이용해 한국의 대전 비래동, 제천 황석리, 보령 관창리, 일본의 車塚, 本鄕, 新方, 笠見, 미정C군 등 양국 고대 고분에서 출토된 옥류 장식품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한반도 고대 벽옥 장식품이 일본열도로 건너간 것이 확인됐다.

그는 그 근거로 ▶일본내 미정C군에서 발견된 야요이(彌生·BC 200년~AD 300년) 시대 벽옥의 경우 열도내에서는 원산지가 발견되지 않는 점 ▶대신 한반도 당시 유적에서는 벽옥 장식품이 풍부히 발견되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원소 분석을 한 결과, 일본 미정C군에서 발견된 벽옥의 경우 한반도 대전 비래동과 제천 황석리 것과 성분이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고대 한·일 문물교류 과정에서 한반도 벽옥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벽옥은 한반도 내에서는 수백㎞의 유통망을 갖고 있었고, 일본열도까지 건너간 것을 감안하면 최소 1천㎞의 문화 전파력을 지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른바 지석묘 문화도 이때 일본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운모집합체인 mica는 역으로 일본에서 한반도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에 따르면 승문(繩文·1만년전~BC 300년)시대 편년을 갖고 있는 mica는 구주지방을 비롯해 일본열도에서 다수 발견되나 한반도에서는 유물 일부에서만 확인될 뿐, 같은 재질의 mica 자체는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 교수는 이에대해 "벽옥과 달리 mica 유물은 역으로 일본에서 한반도로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토기를 전달했던 한반도 집단이 귀국할 때 mica 장식품을 갖고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비취에 대해서도 언급, "아직 국내에서 비취 원산지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로만 보면 문물교역 과정에서 일본 장식품이 반입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이 교수 외에도 한국고고환경연구소 김무중, 부여문화센터 김성남, 전북대 長友朋子 씨 등이 등단, '호서지역의 고고환경', '취락으로 본 호서지역의 읍락사회의 변천', '무덤을 통한 마한 사회의 전개과정', '원삼국시대의 생산과 유통'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 용어설명

☞벽옥 : 석영의 일종으로 산화철의 종류에 따라 녹색, 적색, 갈색, 황색 등을 나타낸다. 고대로부터 관옥(管玉)이나 곡옥(曲玉)으로서 장신구로 사용돼 왔다.

☞비취 : 경옥과 연옥 두 종류가 있다. 보통 비취라 하면 경옥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접시·잔·단지 등 장식품으로 조각하고 사용했다. 그러나 주산지는 미얀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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