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어려움 봉착, 올 13회 일본 개최 유동적

수양개 국제학술회의가 재정의 어려움 때문에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5일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융조(한국전통문화학교 초빙교수) 원장에 따르면 지난 1996년 시작된 수양개 국제학술회의(정식명 '수양개와 그 이웃들·SUYANGGAE and Her Neighbours')는 금년 13회를 맞고 있다.

1~2회 회의는 수양개 유적이 발굴된 충북 단양, 3회(1998) 회의는 중국 북경, 4~7회(1999~2002) 회의는 다시 단양과 청주 등에서 개최됐다.

▲ 올 13년회를 맞고 있는 수양개 국제학술회의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06년 폴란드 우찌에서 개최된 제 11회 국제회의 모습.
8회(2003) 회의는 미국 워싱턴DC, 9회(2004) 일본 도쿄, 10회(2005) 단양·청주, 11회(2006) 폴란드 우찌, 12회(2007) 러시아 크라스노얄스크 등에서 개최됐다. 이밖에 금년 13회는 오는 11월 일본 규수로 예정돼 있다.

수양개 국제학술회의는 지난해까지 12회를 거치면서 ▶학회당 평균 12.4명의 세계 선사고고학자들이 참석했고 ▶또 학회당 평균 9.9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이밖에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지는 등 학문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원장은 "수양개 유적이 중심이 된 가운데 제 4기 지질학, 고환경, 고동물학, 고인류학, 석기연구, 고경제, 선사예술 등 선사와 관련된 논문 주제들이 망라적으로 발표됐다"며 "이중 석기 연구와 관련된 주제가 45.9%를 차지, 가장 많이 다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수양개 국제학술회의는 한국의 구석기 문화라는 학문적 분야 뿐만 아니라 지구촌 오지 '충청북도'와 '단양'을 세계 여러 나라에 홍보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원장은 "이전까지 세계 고고학자들은 북경원인 화석이 발견된 중국 주구점은 알아도 충북 단양의 수양개 유적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아시아 전기 구석기문화의 대표성은 북경 주구점에서, 아시아 후기 구석기 문화의 대표성은 단양 수양개에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제학술회의가 10여회를 넘어서면서 수양개 유적 연구는 발굴·분석기(1983~1997), 종합 정리기(1998~2002), 해석·복원기(2003 이후) 등의 학문적 마디가 굵직하게 생기는 등 유적층 자체가 '하나의 구석기 문화'로 정립되는 시기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 원장이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정년 퇴임하는 등 주변 여건이 변화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 수양개 국제학술회의는 향후 일정이 오는 2012년까지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원장은 "정년퇴임을 한데다가 환율 변화 등으로 인해 이젠 도저히 혼자 힘만으로 국제회의를 이끌어갈 재정적 동력을 상실했다"며 "당장 금년 11월 예정인 일본 규수회의(제 13회) 개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코 수양개 국제학술회의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개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사적(제 398호)으로도 지정돼 있는 만큼 충북도와 문화재청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수양개 유적은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구석기 한데유적이다. 지난 1983년부터 발굴된 주먹도끼·긁개·개·슴베찌르개·새기개 등의 유물은 동북아시아 후기구석기 문화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50여 군데의 석기제작소와 좀돌날몸돌, 슴베찌르개는 당시 동북아 구석기 문화를 연구하는데 주요 키워드가 되고 있다.

■ 수양개 국제학술회의 연표

1회1996년단양
2회1997년단양, 청주, 서울
3회1998년중국 북경
4회1999년단양, 청주, 서울
5회2000년단양, 청주, 서울
6회2001년단양, 청주
7회2002년단양, 청주
8회2003년미국 워싱턴DC
9회2004년일본 도쿄
10회2005년단양, 청주
11회2006년폴란드 우찌
12회2007년러시아 크라스노얄스크
13, 14, 15,
16, 17회
개최국과 장소는 확정됐으나 재정적 어려움으로 유동적.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