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극 「카덴자」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소극장 산울림은 개관 15주년 기념 작품으로 「카덴자」를 10월 8일까지 공연한다. 78년 제1회 서울평론가그룹 희곡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초연 이후 창작극으로는 드물게 5백회 이상의 장기 공연을 하며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이다.

「끊없는 고문과 굴복을 강요하는 독재자, 그리고 여자의 비명」 등이 공연내내 계속돼 섬뜩함을 준다. 조선시대 세조의 집권 과정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독재 정권의 부도덕성을 꼬집고 있다. 부당하게 권좌에 오른 왕과 그를 거역하는 신하, 그리고 왕명에 따라 움직이는 망나니들의 벌이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카덴자」는 연주자나 독창자가 악장 마지막에 즉흥적으로 자신의 테크닉을 펼치는 것을 뜻하는 음악 용어로 이 작품에서는 출연자의 즉흥 연기가 연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객석의 연기자가 갑자기 무대로 끌려 올라가 모진 고문을 당하며 괴로워 하는 모습, 망나니들이 뛰노는 장면 등 섬뜩한 장면이 시종일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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