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의 8·15 남북 이산가족 만남의 장면들은 전 세계에 기억될만한 감동 휴먼 드라마였다. 민족 분단의 역사 반세기. 이 과정에서 사상적 관념 차이로 생겨난 비전향 장기수들. 길게는 45년에서 짧게는 30년의 세월을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수감 생활을 해 온 세계최장기수 김선명씨를 비롯 7인의 절절한 육성을 담아 낸 「0줎75평 지상에서 가장 작은 내방 하나」가 도서출판 창에서 출간돼 인간적인 측면에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비전향 장기수 그들은 누구인가. 최근 남북관계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이들 비전향 장기수는 사상적 측면에서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사상을 고수하는 사람들이며 이 책에서는 남북 분단의 비극적 측면, 인간적인 삶, 세계적인 양심수 문제와 사상의 자유에 대한 논의와 이해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인 고은은 『기약할 수 없는 세월 저 쪽에서 이쪽까지의 잔인한 시간을 거의 초인간적으로 살아낸 그들은 생명이기보다 암석쪽』이라고 그들을 표현했다. 이번에 북으로의 송환을 앞두고 있는 이들 7인은 출옥 이후에도 따뜻한 남북간의 자유 왕래를 희망하고 있으며, 각기 출신지와 성장 배경이 다른 이들이 이념으로 갈라진 우리 현대사에서 북쪽을 선택함으로써 겪는 아픔과 이제는 고향과 가족을 남쪽에 두고 북으로 가야하는 안타까움을 안고 있다.

또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다시는 이땅에 전쟁 비극이 없기를 바라며 남북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만길교수(역사학자·고려대명예교수)는 『긴 안목으로 보면 역사는 기어이 가야할 방향으로 가고 말며 역사의 물결은 흘러야 할만큼 흐르고 만다』며 이들 역시 역사적 희생물 임을 강조한다.

이들 7인의 저자들의 간략한 출신 경력을 살펴본다. 세계최장기수로 기네스북에 오른 김선명씨(75세·수감생활 45년)=경기도 양평서 만석꾼의 아들로 출생. 51년 미군에 체포 부역죄로 15년형 간첩죄로 사형선고에서 무기수로 감형. ▶신인영씨(71세·32년 복역)=전북 부안출신. 당숙인 신석정시인의 영향으로 시인을 꿈꾸다. 6·25직전 유격대 활동하다 월북 다시 남하. ▶김석형씨(86세·31년 복역)=평북 박천군 출신. 61년 통일사업으로 대남공작으로 체포. ▶조창손(71세·30년 복역)=황해도 장연군 출신. 해방이후 민청에 가입 사회주의사상 공부. 6·25후 기관사로 활동 1962년 체포. 91년 병보석 집행정지로 출소. ▶홍경선(75세·31년 복역)=충남 천안출신. 해방후 사회주의 활동으로 체포. 6·25때 월북. 대남 공작원 재소환. 67년 충남 천안서 딸 입적. 98년 출소. ▶이종환(78세·43년 복역)=경기도 부천출신. 6·25전쟁시 인민의용군 자원입대. 51년 체포. 93년 석방. ▶이종(89세·23년 복역)=충북 영동출신. 6·25때 인민군을 따라 월북. 53년 대남 공작요원으로 남파. 59년 간첩미수 혐의로 10년형. 69년 만기출소. 75년 다시구금 88년 출소. 이후 시집 「독방」2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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