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했다 하면 '最古, 最大, 最高' 수식어

■ 호서사학회, 교원대서 학술회의

한국 고고학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最古, 最大, 最高 등 이른바 '三最주의' 유혹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다.

또 지방자치제도에 따른 지역주의를 너무 강조하는 것은 자칫 편협주의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호서사학회가 '역사속의 충청, 역사교육속의 충청' 제목의 2008년 상반기 기획 발표회를 지난 17일 한국교원대 종합교육관에서 가졌다.

▲ 고고학 발굴 현장 모습.
이 자리에서 충북대 김범철(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충청지역 선사문화 연구와 역사교육'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最古, 最大, 最高 등 이른바 '三最주의'에 빠진 한국 고고학계의 학문 풍토를 간접 비판했다.

삼최주의는 가령 어떤 유물이나 유적을 발굴했을 경우 "국내서 가장 오래됐다", "가장 크다", "가장 우수하다" 식으로 발굴 성과에 검증되지 않은 수식어를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삼최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공주 석장리 구석기 유적과 여주 흔암리 청동기 유적을 꼽았다.

그는 "공주 석장리 유적이 남한 내에서 최초로 발굴된 유적층인 것은 맞으나 그 '최초'가 '最高'로 중요한 유적은 아닐 수 있다"며 "특히 석장리 유적이 전기, 후기 구석기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나 전기 부분은 의문을 갖는 학문들이 많다"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여주 흔암리 청동기 유적은 80년대까지는 학문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으나 다른 지역의 추가 발굴로 인해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그러나 삼최주의 영향 때문에 이것이 수정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널리 홍보하는 방편으로 삼최주의를 자주 거론했다"며 "그러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약과 비논리성은 고고학의 학문적 성과를 왜곡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 장항공업고 유승광 교사는 '학교 역사교육속의 충청지방' 제목의 발표문에서 "지역주의 역사를 정도 이상으로 고집하면 편협주의 역사관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고교 국사 교과서 본문, 지도, 그림, 읽기자료, 사진, 표 속에 '충청'과 관련된 인물, 문화재, 사상, 지명 등이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충청 지역은 본문이 47번, 지도 22번, 사진 17번, 읽기자료 7번, 날개 5번, 표 2번, 도움글 1번 등 총 101번의 노출빈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이밖에 충청과 관련된 인물을 조사한 결과, 고대 7명, 고려 3명, 조선 8명, 근·현대 8명 등 총 26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국사 교과서에는 전체 354명이 수록돼 있다. <표 참조>고대(삼국시대) 인물로는 동명왕, 무령왕, 성왕, 계백, 김유신, 우륵, 강수, 고려는 경대승, 망이 망소이, 이색, 조선은 박연, 이완, 조헌, 영규, 송시열, 이순신, 허임, 김정희, 근·현대는 김옥균, 한용운, 손병희, 최익현, 민종식, 신채호, 김좌진, 윤봉길 등 26명이 국사 교과서에 수록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유 교사는 "한국 전체사 흐름을 무시한 채 충청지역 역사만 무조건 우월하다고 가르키는 것은 자칫 편협한 역사관을 낳을 수 있고, 또 지역사에 대한 지나친 애정은 학문의 성격을 주관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 조혁연 chohy@jbnews.com



■ 국사 교과서에 나타난 '충청' 현황

단원본문지도사진읽기자료날개도움글
선사인류의 문화437 14
통치구조와 정치1810223 35
경제 구조와 경제36 2 2 13
사회 구조와 사회411 1 7
민족 문화의 발달182731 132
4722177521101


■ 국사 교과서 속의 '충청' 인물

고대(삼국시대)고려조선근·현대비고
인물 동명왕
무령왕
성왕
계백(부여)
김유신(진천)
우륵(충주)
강수(충주)
경대승(청주)
망이 망소이(공주)
이색(진천)
박연(진천)
이완(충북)
조헌(옥천)
영규(공주)
송시열(옥천)
이순신(아산)
허임(공주)
김정희(예산)
김옥균(공주)
한용운(홍성)
손병희(청원)
최익현(청양)
민종식(정산)
신채호(청원)
김좌진(홍성)
윤봉길(예산)
※교과서 미수록
인물
온달(단양)
유관순(천안)
이상설(진천)
이상재(서천)
홍명희(괴산)
충북 8, 충남 18명
738826/35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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