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에 제보하자 "사유재산이라 어쩔수 없다" 말도 안되는 답변

지난 1일 오후 3시께 청주시 상당구 방아다리 도로. 이곳을 운행하던 이모(여·43)씨는 중학생 10여명이 한 학생을 억지로 끌고 인근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씨는 차를 세우고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그들과 함께 이들을 뒤밟았다.

중학생들이 들어간 이 중앙동 4층 건물은 폭격을 맞은 그 자체였다. 입구엔 건축물 쓰레기가 너저분하고, 간판은 내려앉고, 유리창은 깨어졌다. 청주시청과 얼마 떨어져있지않고 교통이 빈번한 도심속 인도변에 이런 흉물이 있으리라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건물로 들어서자 망을 보던 한 학생이 제지를 한다. 순간 건물안으로 들어간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며 아무일이 없던 양 우르르 몰려나왔다. 한 학생은 맞아서인지 얼굴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교복색깔이 다른 것으로 보아 여러 중학교 학생들이 이 학생을 때린 것으로 짐작 되었다. 아이들은 완력을 과시하며 "돈을 안갚아서 손을 봐준 것 가지고 왜들 그러시냐"고 내뱉고 흩어졌다.

대낮에 도심 한 복판에서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휑뎅그렁한 건물 내부를 살펴보니 한켠엔 이부자리가 있는 것으로 미뤄 노숙자 잠자리인양 싶었다. 아직도 간판이 남아있는 것으로 미뤄 소유주가 있으리란 생각에 인근 주민자치센터에 전화를 했다. 우암동주민센터에서 중앙동 주민센터, 상당구 건축과, 청주시청 환경위생과로 릴레이 전화를 하면서 어이가 없었다. 소관업무가 아니라며, 전화를 넘기더니 급기야 자신에게 소유주와 주소를 묻기까지 했다.

이씨는 최근에 바뀐 전화번호 국번을 잘못 알려줘 곤욕을 치른것은 둘째고, 개인재산이라 어찌 할 도리가 없다는 답변을 듣는 게 전부였다.

이 씨는 "만일 해당기관의 담당자 자녀가 맞았어도 이렇게 무책임한 말을 하고 이 사태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있을까요?"라며 "당장 소유주를 찾아 조치를 취하고, 사고예방차원에서 출입통제장치나 청소년보호구역 표지판이라도 있으면 하는 저의 바람이 크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정승희 시민기자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