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이 국고 5억원의 지원을 받아 밭기반 정비사업을 벌였으나 관련 시설이 준공 5년도 안돼 대부분 고장,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그럼에도 군은 수리를 요구하는 농민에게 『자꾸 성가시게 굴면 관련 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반협박조의 말을 하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3일 보은읍 길상리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가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97년 마을근처 2만여평의 면적에 밭기반 정비사업을 벌였다.

주사업은 하루 2백 입방미터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10HP 규모의 대형 양수펌프와 관련 전기 배전판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이밖에 군이 발주하고 농업기반공사가 감리를 맡은 당시 사업은 펌프를 이용, 지하 1백여m에서 퍼올린 물을 배수지를 통해 밭으로 자동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준공 5년도 채 안돼 전기배전판 시설, 펌프, 수도관, 수도꼭지 등 관련 시설 대부분이 고장, 농민들의 사용 실적이 거의 없는 등 사실상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게다가 전기 배전판이 들어있는 건물의 경우 물이 1m 가까이 차있으나 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전기감전 사고마저 우려되고 있다.

마을 관계자는 『물의 양이 작은데다 준공 직후부터 관련 시설이 고장나기 시작, 4년 동안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실태를 군에 얘기해도 군은 「자꾸 성가시게 굴면 관련 시설을 폐쇄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분개해 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대해 『물의 양이 적고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쓴 것을 사실』이라며 『그러나 농민들이 관련 시설 이용을 기피, 흉물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길상리 외에 보은군 관내 40% 정도의 밭기반 정비시설도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군은 적극적인 수리·보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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