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식 / 충청북도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본부장
재래시장은 면면히 이어오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활이 힘들거나 고달플 때 재래시장을 찾아와 삶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되찾곤 하였다. 재래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데서 재래시장은 곧 서민의 애환이 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유통산업은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할인점을 비롯하여 인터넷 쇼핑, 홈쇼핑 등 신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재래시장이나 골목 슈퍼마켓 등의 상권을 잠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유통구조는 점점 복잡·다양해지는 등 질적·양적 차원에서 소비자 중심의 유통구조로의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할인점과 같은 신 유통업체는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 선진화된 유통시스템으로 가격과 쾌적한 쇼핑환경 등의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의 쇼핑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매출신장세가 크게 증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구 10만명 당 1개의 대형할인점이 있을 정도로 중소도시까지 입점 되고 있어 재래시장 및 동네 슈퍼마켓 등 상점가 유통업체의 시장을 잠식함으로써 기존 상인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유통산업의 구조변화에 따라 대형할인점과 전통 재래시장이 상생 발전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시설현대화와 경영혁신사업을 통해 재래시장의 모습도 현대화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편의시설이나 주차시설 등은 소비자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재래시장과 상점가 상권이 쇠약해진 원인이 대형할인점 출현에 따른 영향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향상으로 의식주의 고급화, 고객의 감성과 가치지향의 변화 등은 소비자의 구매패턴의 변화와 신도시로의 상권이동 현상을 가져왔고 이러한 복합적인 대내·외적인 요인에 의하여 전통재래시장 상권이 현저히 쇠퇴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구조적인 약점이 많은 재래시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서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재래시장 전담조직 신설 및 시장경영지원센터 설치, 상인연합회 설립 등 명실상부한 민·관·상인간의 지원체제를 구축하여 재래시장 지원시책수립 및 조정과 경영혁신사업 등의 효율적 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재래시장과 상점가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재래시장이 안고 있는 다음의 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경영혁신 및 공동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상인 스스로 시장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조직력을 키우고 거래비용과 매출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협동화사업, 시장간 협력거래, 공동구매 등의 공동화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둘째, 고객을 유혹하는 매력 있는 점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점포의 현대화, 점포재배치 공동사업추진, 시장별 관리자 선정을 통한 체계적인 시장관리 등 공격적인 개선활동을 적극 추진하여야 하며,

셋째, 주차장, 화장실, 아케이드, 진입로 등 상업기반시설 개선과 재래시장으로 통하는 대중교통수단 확충 및 주변도로 환경정비를 통하여 시장접근 편리성을 제고해 나가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충북도에는 45개의 재래시장이 있고, 그 중 청주육거리시장은 재래시장 활성화 성공모델로 선정되어 전국 재래시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청주육거리시장의 성공요인은 아케이드설치, 시장축제행사, 상품권 발행, 유통경영대학 운영 등 적극적인 시장 활성화 사업추진과 상인들의 조직력과 관리능력, 그리고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서민경제의 중심에 있는 재래시장과 상점가 소상공인들이 경제특별도를 건설하는데 근간이 되고 있는 만큼 아낌없는 애정과 지원이 계속된다면 재래시장과 골목 경제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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