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학교 앞 하교길에서 20대 남자에게 납치돼 승용차 트렁크 안에 갇혀있다 19여시간만에 부모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지난 4일 오후 2시 35분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모초등학교 앞길에서 김모군(9·초등2)이 신원을 알 수 없는 20대 남자에게 납치됐다 5일 오전 9시쯤 청주시 봉명동 청주예술의 전당 뒷편에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유괴범은 귀가중이던 김군을 납치한 뒤 김군의 아버지(38)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전에도 이같은 일을 해봤다』며 아이의 몸값으로 5천만원을 요구하는 등 이날 하룻동안 모두 6차례에 걸쳐 전화로 만날 장소를 변경, 김군의 부모를 협박했다는 것.

이후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범인은 5일 오전 9시쯤 청주시 봉명동 모슈퍼마켓에서 김군에게 빵과 물을 사준 뒤 『내가 가고나면 집에 전화를 걸으라』며 1백원을 주면서 김군을 풀어준 후 승용차를 타고 대전방면으로 달아났다가 이날 오전 10시쯤 김군의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확인전화를 해왔다.

경찰조사에서 김군은 『아저씨가 「모PC게임방까지 안내해달라」며 나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 손과 발을 청색 테이프로 묶고는 승용차 트렁크 안에 가뒀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범인의 인상착의는 통통한 얼굴에 안경을 쓰고 회색 상하의 입은 보통체격인 20대 남자이며 당시 김군을 납치했던 승용차는 분홍색 계통의 액센트형 소형차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화통화에서 범인이 청주 지리에 밝은 것과 이를 이용, 부모와 경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용이한 장소를 선택한 것 등으로 미뤄 지능범의 소행으로 보고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부모의 품에 안긴 김군은 간단한 병원치료를 마쳤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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