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충 /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
'88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관리체제를 맞기 전까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국민들의 씀씀이도 커졌다.

고가의 이태리 수입 가구에서 부터 백만원이 넘는 수입 팬티까지 불티나게 잘 팔려 수입상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고 한다.

또한, 초등생부터 대학생까지 외국유학 보내는 것이 유행이 되다시피 하였고, 고급 술집이 방이 없을 정도가 되고, 포니 승용차에서 시작된 차량이 대형화되는 등 IMF 직전의 분위기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IMF 상황이라는 것은 외환보유고가 바닥나서 달러로 결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국가 부도사태에 직면하기 때문에 국제금융구제를 받는 체제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국제금융지원을 받기위해 좋은 기업까지 외국사에 넘기는 등 IMF의 요구대로 폭넓은 구조조정을 시행하였으며 달러 확보를 위해 온 국민이 금모으기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IMF를 맞이하여 개인은 물론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도산되었는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정부와 국민이 임했던들 IMF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다행하게도 IMF를 잘 극복하고 국가경제를 그나마 다시 일으켜 세웠는가 싶었는데 요즈음 다시 경제위기론을 얘기하고 있으니 많은 걱정이 된다.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고 경상수지는 악화되고 있다.

유가의 동향은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외환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지만 또다시 IMF를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외국의 금융사들이 한국경제의 위험성을 인식하여 달러를 거둬들인다면 외환보유고는 쉽게 줄어들 수도 있다.

정부는 모든 것을 세세히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겠지만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소비자세 전환이라고 생각된다.

외국에 나가 과도하게 소비하는 외화를 억제하여야 한다. 관광수지면에서도 우리 국민이 외국 가서 쓰는 씀씀이와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쓰는 비용을 비교할 때 우리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정이 많아서인지 외국에 나가 기분에 따라 분에 넘게 팁을 주는 등 한국 사람이 자주 가는 동남아시아 관광지는 몇 년이 지나기만 하면 모든 가격이 급속도로 오른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도 이러한 허영과 과시를 버리고 더 성숙된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에너지를 아껴 쓰고 국산품을 애용하려는 자그마한 애국심도 필요하고 특히 과도한 외화 소비 자제가 절실하다.

우리 민족은 원래 근면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민족으로 외국 사람들이 평가하고 있다.

오늘의 경제위기극복은 우리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사회 단체도 정부가 할 수 없는 분야에서 경제위기 극복 캠페인 사업이라도 벌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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