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청주법원장, 대학 특강서 밝혀 '주목'

현직 지방법원장이 사면권 행사가 남용되고 있고 이는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재홍 청주지방법원장은 17일 청주대에서 열린 '우리나라 사법제도와 재판의 실제'란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사면제도는 대통령제의 특징으로서 역사적 관행에 의해 내려오고 있지만 사면권 행사가 남용되는 것은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법원장은 재벌총수의 사면권 남용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해 "재벌총수들만의 문제를 넘어 사면권 자체가 남용되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사면심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절차적으로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격식을 파괴하는 판결을 통해 '창조적 법관'으로 알려진 이 법원장은 이날 130여명의 법학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학생들과 자유롭게 문답하는 형식으로 1시간 반동안 특강을 진행했다.

그는 법관으로서 판결의 어려움에 대해 "이 테이블(갈색)의 색깔을 흰색 또는 검은색 중 하나로만 말하라고 한다면 객관적 사실에 어긋날 수 있고 불만을 갖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모든 사법제도가 양단해야 하는 판결이 많고 특히 낙태, 종교상의 병역기피, 국가보안법 위반, 간통죄 등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문제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법률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에서 구분을 하는 것"이라며 "시대상황이 변하면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법과 판결도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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