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말은 듣거나 말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이다. 나도 마찬가지였으나 법무공무원으로 근무한지 3년째 접어들면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법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항상 사무실에 법률서적이 꽂여있고, 거의 매일 한 번은 들어다보니 그럴 법도 할 것이다.

1982년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제임슨 윌슨은 '뉴욕시 곳곳의 슬럼화'를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소개했다.

어느 평범한 뉴욕의 주택가에 사는 한 아이가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진 일이 발생하였다. 그 후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 집 유리창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파손되었고, 그 후 동네는 점차 음산하고 지저분하게 되어 결국 동네는 빈민가가 되고 말았다.

제임스 윌슨은 이 이야기를 통해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했다. 이를 근거해 라토가스 대학의 켈링 교수는 '뉴욕시 지하철' 흉악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낙서를 철저하게 지우는 것을 제안했다. 5년에 걸친 '낙서 프로젝트'의 추진결과 범죄사건이 75%나 급감했다.

길거리에 누군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 한 점, 그리고 뒤이어 누군가 쓰레기를 또 다시 버리고,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되면 길거리는 어느 순간 쓰레기로 뒤덮힌다. 즉 쓰레기 한 점이 '깨진유리창'이 되어 미관상 좋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전염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나 하나 쯤이야'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행한 개인의 사소한 불법이 공동사회의 안전을 위협한다.

일반적인 법에 대한 인식은 법을 어기게 되면 처벌받게 되고 개인의 일로 생각한다. 이처럼 단순한 쓰레기투기와 같은 사소한 개인의 불법행동이 공동사회의 안전과 국가경쟁력과 직결됨을 잘 모른다.

예컨대 작은 어촌에 불과하던 싱가포르가 40년만에 세계적인 금융과 관광의 도시로 성장한것은 사회질서확립을 위해 강력한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는 우선 '처벌이 아닌 나를 지켜주는 법'이라는 새로운 법에 대한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 정미숙·법무부청주보호관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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