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Cheongjurean -④

▲ 김복수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학예연구사
얼마 전 청주곳곳에서 열렸던 '2008 문화의 달' 행사로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이 함께 모여 청주의 다채로운 문화를 선보이는 한마당을 펼쳤다.

이번 문화의 달 행사는 전국의 도시들을 순회하는 연례행사로 여섯 번째 '소통'이란 캐치프레이즈로 청주의 문화마당에 찾아온 것이다. 이는 우리지역의 문학, 공연, 전시 등 모든 예술인들과 작품을 한데 모으고, 일제강점기 때 명맥이 끊긴 대규모의 줄다리기 시연 행사 등 그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인식하며 되새기는 좋은 기회였거니와 많은 충북예술사를 꼼꼼하게 기록해 내는 좋은 사례도 남겼다.

먼저 문학의 홍명희, 조명희, 정지용, 미술사에서의 김복진, 윤형근, 한국음악에서의 박팔괘, 정순철 등 근·현대사에서 아름다운 글과 그림의 원천을 만들었던 예술인의 고장으로서 그들의 생애와 작품을 읽을 수 있는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이 행사를 통해 볼 수 있었으며, 또한 시각예술파트에서는 '책과 예술'이라는 주제전시와 '공공미술'이라는 환경개선안의 접근으로 지역의 다양한 시각 예술가들의 프로젝트도 진행되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스펙터클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녹녹하고 담백한 청주의 다양한 문화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시민들에게 '감상'의 깊이와 폭을 넓혀주니 청주시민 혹은 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좋은 전례를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2008 문화의 달 행사는 지역의 문화계에 새로운 패러다임과 컨텐츠들을 발견하고 제시하는 행사임에 충분했었다. 왜냐하면 문화의 기류에서 소강상태를 보였던 청주의 문화에 문화인들이 모여지고, 그 안에서 새로운 모색을 할 수 있는 기운들이 점철되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장이 구현되어서이다. 이는 지역의 문화인들이 모여 지역의 문화 지형도를 그려보고 발전할 수 있는 틀을 가늠했기 때문에 그 의의를 더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한반도에서는 문화열기로 가득하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화 행사들이 각 도시들에서 펼쳐지고 있음을 홍보매체를 통해 알 수 있다. 서울미디어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굵직굵직한 연례행사들이 열리고 있으며, 매해 비판과 비평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무장하고 나서며, 다양한 컨텐츠들로 도시의 문화마인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일례로 미술행사장으로만 인식되던 비엔날레행사장이 이젠 메인행사장이라는 장소성을 벗어나 재래시장과 해변, 극장 등 일상적인 장소에서 미술전시를 연결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비엔날레에서 특별하게도 장소성 이행의 전략적 방침은 비엔날레 관람객이 도시 전체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으로 읽혀지며, 진정으로 문화소통을 위한 컨텐츠들이라고 인식하였기 때문이라 보인다.

'2008 문화의 달' 물론 좀더 들어가면 이번 한번의 문화행사로 전문적인 안목에서의 컨텐츠를 제시하였고 임팩트를 주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모든 행사의 하나하나에 섬세한 신경을 쓰고, 새로운 방식으로서 제시하였으니 앞으로 좀더 소소하더라도 전문적인 기획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는 것이다.

앞으로 청주의 문화인들도, 문화담론들도 변화할 것이다. 서로의 소통을 시작하였으니 말이다. 김복수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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