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청 한인석씨 첫 시집 '나비처럼 … '

제천시 공무원 한인석(48·제천시청 홍보전산과)씨가 첫 시집 '나비처럼 살 수 있다면'을 발간했다.

2004년 '자유문학'에 '시'가 천료됐고 2005년 '시조문학'을 통해 '시조'로 등단한 한 씨는 지난 20년 동안 써왔던 시 중 83편을 골라 이번 첫 시집을 펴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다는 그는 그간 습작했던 시를 조심스럽고 수줍게 내놓았다.

책머리에 "아주 오래전부터 가슴 속에는 세상에 나오려는 씨앗 하나가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씨앗이 싹을 틔워 성장한다 해도 밥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씨앗 머리 위에 나도 모르는 큰 바위가 하나 눌러져 있었다. 그래도 씨앗은 달빛과 이슬로 싹을 틔워 바위틈으로 머리를 내밀어수줍게 꽃을 피웠다. 아직 가냘프고 부실한 꽃이지만 억눌려 있으면서 세상을 알았고 그리움을 삭혀 향기를 내려고 몸부림쳤다. 나비 한 마리 찾아와 주길 기다리는 마음으로"라며 시집을 내기까지의 심경을 표현했다.

총 5부로 그의 시를 소개하고 있으며 유창섭 시인은 해설을 통해 '깔끔함 속에서 묻어나는 수줍음의 시세계'라고 표현하고 있다.

1961년 제천에서 태어나 제천시 공무원으로 22년째 재직 중으로 어릴 적 부터 줄곧 제천에서 자랐고 숲, 풀, 꽃, 산 등 자연에 대한 소중함이 그의 감성을 더욱 자극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의 시에는 꽃과 새, 나무, 사랑, 별 등에 대한 연민과 탐욕, 각박함, 겉치레에 대한 불편함의 정서도 녹아있다.

유 시인은 "그는 타고난 글쟁이로 시인으로 등단했고,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며 "공무원 문예대전 등 많은 문예작품 부분에서 수상한 경력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의 시는 요즘 신인들처럼 패기 발랄하며 현란한 수사적 기교로 직조된 시는 아니지만 요즘 시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은근함과 끈기, 소박한 정겨움이 담겨 있다"며 "그의 시는 담담한 어조를 가지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고 담백하며 명료하다"고 평했다.

또 "자신만의 시의 그릇을 만들어 앞으로 자신이 만들어내는 시적 정서를 표현해 내는 일에 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2004년 '자유문학' 신인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전국 공무원 문예대전에서는 수필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설록차문학상에서도 시조 최우수상을 비롯해 김유정문예작품공모에서 시 장려상,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시조 우수상, 한국농촌문학상 수필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씨는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고 메말라가는 것 같다"며 "그 바싹 마른 곳에 물을 뿌리는 게 시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요즘은 사람들이 시집을 많이 사서 보는 추세는 아니지만 앞으로 계속 시를 쓸 계획"이라며 "언제라고는 확답 못하겠지만 두 번째 시집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게 웃었다. / 이지효 jhlee@jbnews.com

새처럼 / 높이 날 수는 없지만 / 낮은 곳에서도 / 두 장의 날개로 / 우주의 섭리를 일깨워 주는 / 천상의 전령 / 향기가 있는 곳이라면 / 어디든 초대받는 귀빈 / 풍요로운 삶을 일구며 / 모두 귀 기울이게 하는 / 사랑의 화술 / 환대 속에 / 비굴하지 않은 길을 가는 / 선비처럼 / 삶의 속박에서 /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 하루를 산들 / 두렵지 않으리

- '나비처럼 살 수 있다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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