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언론인 등반대회'를 다녀와서

울긋불긋 온 세상이 색동옷을 입은 것처럼 화려하게 수놓는 단풍의 계절 ‘가을’, 언론사들도 잇따라 가을산행을 계획하는 등 피곤에 치친 심신을 달래려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한국기자협회에서 전국언론인등반대회를 속리산에서 8일 개최했다. 이른바 전국 기자들이 11월에 나란히 가을단풍을 보며 마음도 추스리고 가족·직원 간 단합의 시간을 갖자는 취지이다.

오전 11시 속리산 연송호텔. ‘전국언론인등반대회’라고 써져있는 가족확인 표시판을 가슴에 맨 전국 언론인과 가족, 동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얼굴과 낯설은 얼굴들이 생소하게도 느껴졌지만 이들과 같이 산행을 오르다 보니 한 가족같이 느껴졌다.

법주사를 지나 한참 산행을 오르다보니 붉다 못해 빨갛게 물 들은 단풍이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오르는 중간에는 연이어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이며 서로 껴안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드느라 분주한 연인들도 보였다. 충북의 명산인 속리산에서 추억을 만드려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한편으로 내가 충북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여겨졌다.

한발 한발 힘겹게 오르다보니 어느덧 정상. 정상에서 처음으로 반겨준 사람은 완주증을 나누어 주고 있던 한 언론인. 가슴에 맨 언론인표시판을 보고 환한 미소로 맞이해 주었다. 이윽고 정상을 정복한 행복도 잠시, 해발 1천58m 문장대의 막바지 가을의 절경을 시기한 듯 매서운 바람이 불어 하산하는 발걸음을 재촉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윽고 하산하는 길. 7부능선쯤 되었을까? 언론인표시판을 두르고 구슬땀을 흘리며 아이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던 한 일가족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정상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먼저 묻는 이들과 통성명을 하고보니 경남도민일보 표세호(36)기자 가족이었다.

지도가 그려진 손수건을 놓고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데 마산에서 여기까지 방문 하였다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충북의 관광명소와 명산 속리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하산하면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받고 헤어지면서 사진한 컷을 담았다.

전국 언론인들이 그 많고 많은 산 중 충북 속리산을 찾아주었다는 것이 마음이 뿌듯했지만 한편으로 어린아이들이 오르기에는 힘겨운 산행으로 느껴져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하여 내년 언론인등반대회를 개최한다면 다시한번 전국언론인에게 충북 화양구곡 안의 도명산(643m)을 추천하고 싶다. 이 산은 해발이 그다지 높지 않고 암반과 반송이 어우러진 정상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조망은 그 어떤 명산 못지않게 아름다우며 특히 어린아이를 둔 가족들이 등반하기 알맞은 코스로 이루어졌다.

끝으로 8일 오늘 속리산을 찾아준 전국언론인들의 마음에 즐거움으로 가득찬 행복한 추억을 담아가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본인도 오늘 충북의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뒤늦은 가을을 흠뻑 만끽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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