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성 / 수필가

이곳에는 대형마트도 없고 그렇다고 상설 재래시장이 따로 있는것도 아니다.

매월 3일과 8일에 사람 왕래가 많은 장소 가계옆 공지에 좌판을 설치하고 지방 곳곳에서 상인들이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공산품 등 생필품을 가지고 와서 주민들에게 판다.

서울에 살적에는 생활에 활력도 넣고 좋고 저렴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서 남대문,동대문, 경동 시장을 매주 한번 쯤은 다녔다.

제천에는 시내 중심부에 상설 재래시장이 있어 언제나 문을 열기 때문에 그곳을 자주 이용 하였다.

며칠전 마석 5일장을 보러 갔다. 옛날 어릴적에 임실 시골 읍단위 에서 본 그런 떠들석한 시장은 아니고 일반 이동 재래시장 형태 였다.

옛날에는 5일장에 오면 엿장수의 엿가락 소리와 음식점, 막걸리집에서 떠들석하게 음식을 사먹고 오랜 만에 만난 친구,친척들을 만남의 장소였다.

야채나 과일 파는 아주머니,할머니와 물품을 깍기도 하고 기분 나면 덤으로 얹어 주기도 했던 인정이 서린 장소였다.

또한 옆에는 1년간 농사 부리던 소를 사고 팔고 하는 소시장이 서고 중개인들과 소주인과 흥정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필자도 6,25사변을 지나서 선친을 따라 전주 5일장 에서 순대 국밥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전주에서 중,고교(전주고) 시절 하숙을 했기때문에 월사금(수업료)과 하숙비를 아껴 5일장에서 소고기 한근을 사가지고 고향에 가서 할머니 잡수시라고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시는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당시는 6,25 전쟁 직후라 대부분이 어렵게 살았고 소고기는 추석이나 설 명절에나 먹을 수 있었으니 어찌 귀하지 않았으랴.

이제 대형마트나 수퍼가 어느곳이나 많이 들어와 있어 5일장은 읍단위 이외는 보기 어려우나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서로 다정 다감하게 이웃 친척끼리 만남의 장소로 기억 되는 5일장이 계속 상설되고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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