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판매 샐러드드레싱서 납조각 발견… 소비자들 불안

서둘러 퇴근을 하고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저녁을 차리기 위해 대형마트로 갔다. 진열대 가득 놓여 있는 식품들을 꼼꼼히 살피며 장을 봤다. 먹을거리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한 요즘, 장보기가 만만치 않다. 전에는 잘 살피지 않던 원산도 확인해야 하고 첨가된 원료의 성분도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나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단계는 아주 제한적이다. 다만 표기된 것이 사실임을 믿는 것 외엔 별다른 방책이 없다.

이날 저녁 식탁은 닭 가슴살 탕수육과 양상추 샐러드로 정했다. 한번 먹을 크기의 적당한 양상추를 고르고 탕수육 소스 재료와 샐러드드레싱도 골랐다.

맛있게 먹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바로 식사준비를 했다.

평소 인스턴트는 잘 먹지 않는 편이지만 샐러드드레싱을 어쩔 수가 없었다. 만들 재주도 없을뿐더러 번거롭기 때문이었다.

잘 차려진..(꼴랑 두 가지뿐이었지만) 식탁에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그렇게 맛있는 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딸아이가 뭔가를 씹었는지 소리를 내더니 입에 있던 무언가를 뱉어냈다.

"엄마 나 이빨 빠졌나봐!"

아이의 입에서 나온 것은 불규칙하게 생긴 작은 납 조각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생긴 모양으로 보아선 이에서 빠져 나온 것이 아니었다. 얼른 아이의 치아를 확인해보았으나 이상은 없었다.

그렇다면.... 샐러드드레싱... 순간 가족들의 즐거웠던 식사시간이 뭔지 모를 찝찝한 분위기로 변했다. 맛있게 먹고 있던 음식에서 불순물이 나왔다는 것에 속이 울렁거렸다.

딸아이가 당장 전화를 하라고 성화를 하자 남편이 만류를 했다. 삼킨 것도 아니고 이를 다친 것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는 것이다. 사실 나 역시도 큰 손해가 아니면 그냥저냥 넘어가자는 주위였다. 그러나 요즘 식품에서 이물질들이 나온다는 뉴스를 너무 많이 접하고 있는 형편이라 회사측에 알려야 할 것 같아 전화를 하기로 했다.

회사측의 대응은 신속하고 정중했다. 문제의 드레싱을 확인하고 연구소로 보내 원인을 규명한 다음 다시 결과를 알려줄 것을 약속했다.

이삼일이 지나자 연구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물질이 들어간 것에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며칠뒤 자사제품 이것저것을 포장해 사과의 편지 한통과 함께 택배를 보내왔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를 하게 된다. 공장의 생산라인에 있는 직원도 사람이라 실수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식품만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요즘들어 부쩍 많아진 이물질 사고 제발 정말이지 제발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 정정원 시민기자cbj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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