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안 앞바다에 덮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7일로 1주년을 맞는다.
지금 태안 앞바다는 100백만이 넘는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기름파도가 일렁이던 서해안의 모래는 이제 제 색깔을 찾아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생태계 복원과 피해보상,주민생활대책등 앞으로 풀어야할 문제들도 적지않다.
▶ 1년만에 옛모습 되찾아
"지난해를 뒤돌아 보면 가슴속에는 검은 기름의 아픔이 아직도 생생하게 악몽처럼 생각이 떠오릅니다"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주민 김모씨는 감회를 회상하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며 한동안 말없이 한숨만 쉬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어느 정도 일상으로 돌아와 조업에 나서는등 예전의 생활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고 이전만해도 이 마을은 굴양식장과 고기잡이로 생활을 해온 평화로운 전형적인 어촌마을 이었으나 태안 전역에 휘몰아친 검은 기름띠와의 사투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나면서 바닷가는 옛 모습을 회복했다.
특히 지난 겨울 기름 직격탄을 맞은 태안지역은 기름유출 사고로 조업이 전면 중단됐고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 순식간에 죽음의 도시로 변해 주민들은 아무런 소득이 없어 그야말로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내며 추운 겨울을 보냈다.
그러나 전국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제는 해수욕장등 각 항포구는 철지난 바다의 낭만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여느 바닷가와 다를게 없는 그야말로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 굴까기·바다낚시 등 활기
먼바다에서는 어선 20여척이 꽃게잡이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주민들은 비닐하우스에서 굴까기 작업에 분주했다.
태안의 바닷가와 이곳을 생계의 터전으로 여기고 살아온 주민들이 이렇게나마 옛모습을 회복하게 된 것은 온국민의 관심과 열정이 이뤄낸 '기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사고이후 전면 중단됐던 조업도 이제는 모두 정상화되면서 태안반도 근해에서 강태공들의 겨울철 바다낚시가 한창이며, 조황도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이들은 말한다.
지난해 유류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태안 앞바다에서의 낚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온 국민들의 염원 덕에 빠르게 회복돼 이처럼 바다낚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이들 낚싯배들이 주로 낚는 어종은 우럭이지만 이 곳을 찾는 이들은 이외에도 놀래미, 넙치 등 씨알이 굵은 다른 어종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태안에서의 바다낚시는 근흥면 신진도항·안흥항과 남면 마검포항, 안면도 방포항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 항포구에서 낚싯배를 타고 한 두시간 나가면 꾸준한 입질을 보이는 물고기 집단서식지가 도처에 많이 산재해 있다.
이처럼 집단서식지가 잘 조성돼 있어 특별한 기술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넉넉한 입질을 즐길 수 있는 게 태안반도 근해 낚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바다낚시가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서해안에서도 특히 손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이 태안반도다. 이희득 / 태안
이희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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