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감원바람에 부동산시장 '후폭풍'

긴급점검 수심에 잠긴 지역부동산시장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내수 침체로 청주지역 주요 대기업에 대한 대규모 감원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장 인근 부동산 시장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 청주공장 인근 지역의 경우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 여파로 한때 투자 붐이 일었으나,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하이닉스 부동산시장 전방위 여파=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청주공장의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을 단행키로 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도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주변의 아파트, 빌라, 다세대 주택 등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청주지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하이닉스의 인원 감축 바람과 무관치 않다. 특히 하이닉스 공장이 가장 근접한 봉명동과 강서동, 복대동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G공인중개사 대표는 "하반기 들어 하이닉스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1차 영향을 받는 하청 업체나 일용직을 중심으로 인력이 빠져나갔다"며 "매도 물량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요는 좀체 드물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장 인근 뿐만 아니라 지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침체가 확산되고 있다.

복대동 B공인 대표는 "아무래도 하이닉스가 청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지역 곳곳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며 "주변 다세대, 빌라 주택의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말 1억9천만원에서 2억원(112㎡·34평)가량 거래됐던 현대 봉명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도 이 같은 여파로 3천만원에서 3천500만원 내렸으며, 인근 D아파트의 같은 규모의 아파트도 1억3천500만원에서 1억4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7일 하이닉스가 임원의 30%를 감원하고 근속 1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인근 부동산 업계는 근심어린 표정이 역력하다.

인근 공인중개 대표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청주지역의 부동산 시장 위축이 시작될 것 같다"며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인근 부동산시장은 더욱 경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봉명동 J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경기 침체에다 갑작스럽게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청주지역의 경우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인근 금호 어울림아파트의 경우 분양 받은 사람 중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도 해약을 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미노 현상 이어지나= 이에 대해 부동산 114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장 등에 감원 바람이 불 경우 사업장 인근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역 사업장에 구조조정 등이 이뤄지면 인근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주변지역인 청주시 흥덕구 강서2동, 송절동 325만5천㎡에 최첨단 복합산업단지를 건설하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이 건설되고 있지만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이 현실화되면서 사업 성공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산업, 연구개발, 유통, 교육, 문화, 의료, 주거, 스포츠, 공공시설 등을 갖춘 첨단 복합산업단지로 신영 컨소시엄과 청주시가 8 대 2의 비율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오는 2015년까지 1조2천억원을 들여 추진한다. 시는 지난 10월부터 토지 및 지장물 보상에 들어간 뒤 실시계획 인가 등을 거쳐 내년 초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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