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건설 손광섭 회장 '천년 후… ' 2 출간

전국의 유명 다리를 발로 찾아 다니며 글을 써온 광진건설 손광섭회장(66)이 '천년 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2'를 출간했다. 지난 2003년 1편 발간에 이어 5년만이다.

이번 후속편에는 조선시대 왕릉앞 돌다리인 목릉 금천교와 창덕궁 금천교, 경기 안성 유다리, 강원 화암사 돌다리, 충남 부여 궁남지, 경북 청암정 돌다리, 경남 남해 돌다리, 전남 영광 도동리홍교, 제주 명월대교 등 25개의 아름다운 다리를 조명했다. 손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다리에 얽힌 설화, 전설, 건설 배경도 꼼꼼히 기술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전국 각 지역의 자료를 뒤적이다가 또 지역 주민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옛다리를 찾았을 때의 희열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며 "마을과 마을, 인간과 자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인 다리는 그 자체로 역사"라고 말하는 손회장은 막걸리를 사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리를 찾아 헤맸던 그 시간들을 반추했다.

1968년 아버지가 일으킨 공영토건을 물려받아 토목·건축사업에 정진하던 손 회장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뭐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아! 박물관이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후 전국을 돌며 골동품, 관련 자료를 구입하다가 부인의 조언으로 '다리'라는 테마를 잡게 되었다. 그때부터 손회장의 '대가없는 다리사랑'이 시작되었다.

40년 동안 토목·건축 외길을 걸으며 청주 꽃다리 등 충북 지역 곳곳의 다리 200여개를 세운 손회장의 다리사랑은 어쩌면 당연한 일.

"한창 일 할 때는 그저 튼튼한 다리를 만들려는 욕심 뿐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다리를 건넌 사람들이 떠오른다"는 손회장이 가장 인상적인 다리로 꼽는 것은 전남 신안군 암태도 징검다리.

이 다리는 300년전 추포도에 사는 문씨와 장씨 성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서 무려 3만6천여개의 돌로 만든 다리로 약 2.5㎞ 갯벌 위에 자리하고 있다. 갯벌에 머리가 튀어나왔다고 하여 노두(路頭)라고 불리는 이 징검다리는 시간이 지나면 이끼가 생겨 미끄러지기 때문에 주민들은 매년 음력 7월8일과 9일 썰물 때 이 돌멩이를 한번씩 뒤집고 바닥의 흙을 돋운다고. 이 일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하지 못한 주민들은 보리, 쌀 등 곡물로 미안함을 대신했다고 한다.

그렇게 2편에 실린 25개의 다리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있다.
"이번 다리이야기 2편은 1편에 비해 규모가 작고 산과 들에 방치된 다리들이지만 예술과 해학,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담겨있다"며 "수십번을 찾아가도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주는 이 다리들이 잘 보존돼 후손들에게 그 따뜻함을 언제까지나 전해 줬으면 좋겠다"는 손 회장의 꿈은 다리박물관 건립이다. 지금까지 전국을 돌며 발견한 다리의 모형을 재현해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 다리를 건너며 삶을 이야기 하는 아름다운 곳을 만들고 싶다고.

이제 아들 손인석 대표(한국JC 중앙회장)가 운영하는 광진건설 빌딩에 청주건설박물관을 운영하며 수년째 중국 조선족 소학교 어린들의 배움터를 지원하고 있는 손회장은 이번에 출간한 책 수익금을 충북도 인재양성기금으로 기탁할 계획이다. / 송창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