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인수 및 휴켐스 매각 비리 사건 등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농협에 대해 정부가 강도 높은 개혁작업에 착수했다.

농협은 현재 조합원 240만명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중앙회장 직선제 실시 이후, 한호선, 원철희, 정대근 전 회장 등 1~3대 민선 회장이 각종 비리혐의로 3명 모두 사법처리돼 조합원들을 포함한 국민들로 부터 따가운 눈총과 함께 강도높은 개혁을 요구 받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협의 개혁방안은 우선 중앙회장의 권한을 축소해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농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경제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혁의 큰 줄기를 잡고있다.

즉 그동안 각종비리에 연루돼 지탄의 대상이 된 중앙회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명예직화 한다는 것이다. 또 중앙회장의 대표이사 등에 대한 인사 추천권을 없애고 중앙회장 선거제도도 개편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해 실질적인 의결기구가 되도록 하며 실질적인 감사를 위해 감사부서의 독립성을 키워줄 방침이다.

여기에 중앙회의 인력 감축을 비롯 1~2급의 상위직급을 통.폐합과 중앙조직 20% 이상 슬림화, 자회사 통합.수직계열화와 매각 등을 통해 강도 높은 인적 쇄신과 구조조정도 추진하는 쪽으로 가락을 잡아가고 있다.

이같은 개혁방향은 지난 22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명박대통령에게 2009년 주요 정책방향과 핵심 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추진을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이와 같은 농협개혁방안은 전문가,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농협개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내년 1월 3일까지 농협법에 담을 내용을 최종 정리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법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방침이다.

농협중앙회도 중앙회 구조조정 방향을 발표한데 이어 현재 25개인 자회사 수를 2010년까지 16개로 줄이기로 하는 등 자체 개혁안을 마련하는 등 개혁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농협개혁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조합원인 농민들로 부터 '농협이 농민은 안중에도 없고 돈벌이만 급급하다'며 '주인인 농민들에게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비판과 함께 농협 전면개조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직선제로 선출된 민선회장 3명 모두 각종 비리혐의로 구속되어 온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개혁을 요구 받아 온 것도 한 원인이다.

심지어 모지역본부의 윤리경영 검사역을 맡고 있는 농협직원은 모신문에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농협으로 재도약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까지 게재할 정도로 내부에서도 개혁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부에서 이번 농협의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기관으로 다시 태어날수 있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되길 바란다. 그래야만 농협이 농민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익기관으로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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