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서민 '위로' 매개체 역할

시내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김 씨의 출근길은 늘 아내와의 동행이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성장시킨 후 남편 일을 돕기 시작한 지 20여년, 김씨 부인의 출근길이 요즘들어 부쩍 바빠졌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건축사 사무실을 운영 중인 배 모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아이가 중학교 다닐 무렵부터 남편 일을 돕는 부인의 경우도 도시락을 손수 싸서 남편과 함께 출근길에 나선다. 아무리 간단하게 준비한다 해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예전엔 사무실 여직원이 따로 있었지만, 경기가 어렵다 보니 인건비도 줄일 겸 아이들이 성장한 후 무료한 시간을 보람있게 보내고 있는 셈이지요."

"여자들이 이것저것 분비하랴 아침 시간이 분주하긴 하죠. 하지만 경기도 어려운데 점심 식사비도 하루하루 만만치 않고, 그리고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게 되니 건강에도 좋은 것 같구요."

경제적 어려움이 해를 넘어 계속되고 올 상반기에는 더욱 힘들어 진다니, 서민들의 주머니가 더욱 작아졌다. 그러나, 어려움은 그런대로 우리에게 또 다른 삶의 깨달음을 준다. '가족끼리 힘을 모아 거친 파도를 넘어야 한다.'는 어떤 가족간의 결속력과 일체감 등을 뜨겁게 느끼게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시락과 보온병 등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실제적으로 주 5일 근무제제가 정착되었을 때에는 나들이 가기 위한 야외도시락 등이 한동안 불티나게 팔리었고, 먹을거리에 불안 등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도시락족'이 다시 생겨나게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보온 도시락의 수요는 이렇게 가족을 격려하고 걱정을 나누려는 우리 이웃들에게 따뜻한 가족사랑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같은 공간 속에서 하루 종일 함께 있는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고 가장인 남편의 무거운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게 보람이지요."

기축년 새해, 2009년이 밝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걱정거리와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김씨와 배씨 두 부부처럼 지친 남편의 어깨를 도닥이고, 따뜻한 정성의 도시락으로 희망의 빛을 찾아나서 보자. 사랑의 불빛, 그 한줄기가 있다면 경제 불황의 긴 터널도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 송성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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