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주씨 첫 소설집 '먼 곳, 아득이'

윤이주 씨의 첫 소설집 '먼 곳, 아득이'가 출간됐다. 이번 작품집은 등단 작품인 '양파와 달팽이' 외에 4편의 단편과 중편 1편을 모아 묶었다.소설 제목인 '먼 곳, 아득이'에서 '먼'과 '득'이 조금 크게 인쇄돼 '먼득이'로 불리고 있는 윤 씨의 첫 번째 소설집. "한 시인이 그러더라고요. '먼 득이 있겠어?' 그래서 더욱 의미 있어진 애칭입니다"'먼득이'에 실린 단편은 거의 청원군 문의와 청주시 상당구 수동의 지역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중편은 윤 씨의 고향인 보은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의 보은과 청주에서의 합작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청주가 좋아지고 있다는 고백일까요? 아니면 지역이란 것이 갖는 힘이랄까요?" 윤 씨의 작품들은 아름답고 탄탄한 서사 구조 위에 인간의 단절과 화해, 상처와 치유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표제작인 '먼 곳, 아득이'는 그러한 화해의 서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심오한 존재론적 깊이를 담아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이처럼 윤 씨의 작품은 대개 '화해'라는 행복한 결말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과 삶에 대한 처절한 낙관인 동시에 삶의 깊이를 가슴 아프게 응시한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희망이다. 그러한 화해는 사회적·역사적 차원으로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들어 환상과 무의식의 매개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즉 깊은 화해에 이르는 과정에 반드시 '헛것'이 개입하며, 그것은 결코 논리와 합리에 기초한 근대소설의 규율로 이해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윤 씨는 예민한 작가정신을 바탕으로 주제적으로나 기법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자의식 넘치는 작가다. 끊임없이 인간 사이의 불화를 헤집어내지만 그와 같은 비중으로 희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불화와 희망을 연결하는 끈은 너무나 오래되고 손쉬운 방식이 아니라 매순간 힘겨운 고투를 통해 간신히 얻을 수 있다는 데서 작가의 고유성을 찾을 수 있다.앞으로는 장편을 계획 중이라는 윤 씨. 386 세대를 부모로 둔 지금의 10대들의 이야기를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풀어갈 예정이다."원고지 1천~1천200매 분량으로 올해 써보려구요. 공간은 상당구 수동 달동네구요. 조금 더 확장되면 안덕벌도 들어올 것 같아요. 다섯 젊은이의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윤 씨는 "행복하고요, 고맙습니다. 나의 동료, 친구, 남편과 나의 나에 대해 말입니다. 특히 책을 내주신 '고두미'출판사 류정환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 이지효

■ 윤이주 작가는

1967년 보은에서 태어났다. 2003년 '내일을 여는 작가' 겨울호에 단편 '양파와 달팽이'가 추천돼 등단한 이후 '작가들', '작가와 사회', '충북작가' 등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받았으며, 현재 충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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