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 박종범 / 장사랑 내과 원장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대장암을 비롯한 대장 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도 국내 암 발생률을 보면, 여전히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대장암, 폐암, 간암 순이었다.

여기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2004년 이전만 하더라도 3~4위에 머물렀던 대장암의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위암, 폐암과 간암의 연간 증가율은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대장암 발생의 연간 증가율이 6.7%나 된다는 것은 국내에서도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대장암의 발생이 증가했다면 그 전 단계인 대장 용종의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장암의 80~90%는 선종성용종이라고 불리는 양성종양에서 발생한다. 흔히 대장 용종이라고 일컫는 것도 선종성 용종을 뜻한다.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는 목적은 암으로의 악화 가능성이 있는 대장암 및 그 전구 병변이 되는 선종성용종을 진단하고 이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크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흔히 주변에서 "증상이 없으면 대장내시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들을 한다.
정말로 그럴까!

유감스럽게도 대장 용종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용종의 크기가 커서 장 폐쇄를 유발하거나 출혈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다. 따라서 증상의 유무로 질병의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대장내시경은 증상이 없어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받아야 할까!

40~50대 이상의 연령층이라면 건강 검진 차원에서라도 받아 보라. 대장 질환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늘어나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받아봐야 한다.

만일에 본인이 혈변이나 복통, 체중감소, 대변 굵기의 감소 및 최근에 변비나 설사 등의 증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차일피일 미루면 자칫 병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핵(치질)을 갖고 있으면서 혈변을 보는 경우에도 출혈의 원인을 치핵(치질)이라고 단정하기보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대장 용종이나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좀 더 빨리 대장내시경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유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가족들 간에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건강보험공단에서도 대장검진을 하고 있다. 대변 잠혈 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질환의 유무를 명확히 알아봐야 한다. 대장암은 잠혈반응에서 음성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잠혈 반응 검사가 음성이라고 해서 안심할 일이 못 된다. 증상이 없어도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대장내시경은 무조건 힘들고 아프다는 선입견이나 편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최근에는 수면내시경이 보편화되고 내시경 의사들의 숙련도가 좋아지면서 편안하게 대장내시경을 검사받을 수 있다.

충북 지역도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는 의료 여건이 점차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집 근처의 가까운 장질환 전문가를 찾아서 우리의 장을 맡겨 보자. 건강한 장을 선물로 받게 될 것이다. 박종범 / 장사랑 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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