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서 바로쓰기' 펼치는 황경수 청주대 교수

"우리에게는 할 일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급하고 가장 중대한 일은 우리말글을 살리는 일입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조용히 한글 살리기 운동을 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황경수 교수가 바로 그.

정보화, 세계화의 시대라는 슬로건아래 시시각각으로 매장되어가고 있는 우리말글을 살리지 않고는 우리가 살아날 길이 없다는 것이 황 교수의 생각이다. 황 교수에게 우리말글을 살리는 일은 겨레를 살리는 길이며 모든 일의 뿌리가 되고 바탕이 되는 가장 중대하고 가장 앞서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황 교수가 외부특강을 통해 바로 잡고 있는 것이 '공문서 바로 쓰기'. 공문서는 공공기관끼리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관보나 공고를 통해 대외적으로 소통되는 문서이므로 행정기관이 작성하는 문서가 바르고 정확한 문장으로 모범적인 예를 보인다면 일반인의 문장 작성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 우리 한글을 바로 쓴다면 그 파급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큽니다. 그러나 컴퓨터에서 선배가 쓰던 파일을 불러 날짜와 변경사항만 수정해 공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점이 안타까워 이런 일에 관심을 갖고 특강 등을 통해 제 나름대로의 한글살리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문규정은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표준발음법, 외래어표기법, 로마자표기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황 교수는 이 규정만 잘 지키면 우리가 생활 속에서 오류를 인식하지 못한 채 반복해서 사용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한국어문규정'을 토대로 한 특강을 통해 우리가 자주 쓰고 있지만 혼동하고 있거나 틀리기 쉬운 우리말글을 좀 더 편안하게 접함과 동시에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바로잡아 주고 있다.

가끔 '우리 기관의 공문서가 문제가 많은 것처럼 비춰진다'는 항의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관공서에서는 해당 기관의 공문서를 예로 들며 설명하다보니 그동안 관행처럼 사용했던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해가 쉽다는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황 교수는 우리 생활 속에서의 한글사랑운동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신문·방송, 캠페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계도하다 보면 잘못된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고 우리말글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사용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텔레비전 하단에 지나가는 뉴스 자막 대신에 올바른 한글사용 문구를, 57분 교통정보 대신에 우리말에 대한 정보를 방송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말글을 잃으면 우리얼을 잃는 것입니다. 생활 속에 작은 일들을 통해 우리말글 알려주기, 언어예절 되찾기 운동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충북지역을 돌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말 특강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황 교수는 올 한해도 우리말글 오류 바로잡기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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