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 충북대 국문과 교수 '말이 인격이다' 출간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조항범 교수가 '말이 인격이다'(예담)를 출간했다.대학에서 20년이상 우리말을 연구하고 가르쳐 온 조교수는 우리가 우리말이라고 해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써버리는 오류를 지적하고 직장생활에서의 바른 우리말 사용으로 교양과 품위를 지닌 사람으로 거듭나길 당부하고 있다.이 책의 1부는 언어 예절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말의 높임법, 호칭법, 인사법 등에서 좀 까다롭고 애매해 자주 틀리는 예들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2부는 표현의 오용 예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미를 잘못 알고 쓰는 단어, 발음과 용법이 혼란스러운 단어, 어색한 외래어 등을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3부는 주로 말하기의 기법과 요령에 관련된 내용이다. 구체적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해 두고 있다.저자가 말하기의 조심스러움을 깨달아 험난한 직장생활에 대비하고 또 말의 수준을 끌어올려 질 높은 삶을 구가하기 바라며 지적한 잘못된 사례들을 살펴본다.
#상사가 차마 지적하지 못하는 우리말 예절

▷전화하다 '들어갈 곳'은 없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받는 것이 전화이다. "예, 안녕하십니까. 부자은행 송기숙입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난다무역 총무과의 나대로입니다" 전화를 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어 개인이나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좋은 의도에서 하는 인사말이지만 경직된 목소리로 구호처럼 외워대는 인사말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또한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을 때도 상대에게 무안감을 주지않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전화를 끊을 때 쓰는 "들어가세요"라는 말이다.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이렇게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사장님의 '말씀'은 계시지 않고 있을 뿐이다= 어떤 행사를 하든 원만히 끌고 갈 수 있는 사회자가 필요하다. 특정행사의 사회자는 말을 아끼되 정확하고 명쾌하게 해야만 그 행사가 엄숙하면서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그런데 훌륭한 사회자도 말실수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라는 표현이다. 이런 표현은 말을 하는 사람을 높이려는 단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 경우 바른 예를 들면 "주례선생님 말씀이 있겠습니다"와 같이 써야 한다.

#직장 상사도 모르는 우리말 표현

▷'자문'은 구하는 것이 아니고 응하는 것이다="저는 시청에 근무하는 홍길동입니다. 교수님께 내덕동에 있는 밤고개의 지명유래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자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런 부탁전화를 받을 때마다 상대편이 공통적으로 쓰는 말이 '자문을 구하다'이다. 그러나 '자문'은 본래 상위기관이 하위기관에, 상위자가 하위자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을 가리킨다. 그 반대로 하위기관이 상위기관에,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을 '고문'이라 한다. 따라서 '자문'은 '구하다'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 경우 '의견을 구하다' '조언을 구하다'로 써야한다.

▷'임산부'는 한 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이다= 공포영화에 늘 따라다니는 광고가 있다. "노약자와 임산부는 조심하시라!" 임산부는 '아이를 밴 임부(姙婦)'와 '아이를 낳은 산부(産婦)'를 아우르는 말이다. 이와 같이 한 단어가 두 개념을 아루르는 단어로 임직원, 교직원이 있다. 따라서 이런 단어를 쓸때는 그 의미를 잘 따져 사용해야 한다.

#승진하려면 꼭 알아두어야 할 상황표현

▷'말'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어머니가 "엄마 손이 약손"하며 배를 쓰다듬어주면 웬만한 배앓이의 고통이 신기하게도 사라진다. 이처럼 말에는 묘한 힘이 있다. 성공하려면 어떤 상황도 긍정적으로 보고 또 긍정적으로 말하라. 그래도 원하는 대로 안되면 큰 소리로 기도하듯 말하라. 절실한 기도는 자기 최면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다고 나만 잘되게 해달라고는 기도하지 말자.

▷회의는 '전투'가 아니다= 일을 많이 하는 조직일수록 회의가 잦다. 조직에 따라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회의를 하기도 한다. "김대리가 몰라서 그러는 모양인데…" "아니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었단 말입니까?"와 같은 비생산적인 말이나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전투태세를 버려야 한다. 회의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말을 순하고 편하게 해야 한다.

조 교수는 "그동안 20여년 학생을 가르치면서 강의나 글을 통해 말을 바르게 쓰고 품위있게 쓰라는 잔소리를 적잖이 해 왔다"며 "이 책은 말과 관련해 내가 저지른 실수,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실수를 거울삼자는 반성문이자 거듭되는 잔소리"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얻은 바른말이 직장생활의 힘이 되고 활기가 되길 바라며, 한발 더 나아가 연구실 밖에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국어학자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송창희



■ 자주 틀리는 생활속 우리말 오류사례 소개

전화 끊을때 "들어가세요" 회의는 '전투'가 아니다


"사장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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