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運도 禍로' 변해

■ 김진희 연합뉴스 충북취재본부장 '문왕서법과 경방서법 비교연구' 로 박사학위

"점서의 목적은 사람이 천도에 부합하는 선한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신에게 청하여 도움을 받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사람은 지극한 정성을 기울여야 하며, 조화와 중화의 도를 추구해야 합니다."

중국의 오랜 역서인 '주역'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문왕서법과 경방서법의 비교연구' 논문으로 공주대 대학원 한문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진희 연합뉴스 충북취재본부장(54)은 천도와 중화의 도를 강조했다.

이 논문은 '문왕서법'과 '경방서법'의 역사성, 서법원리. 사상, 차이점 등을 토대로 주역을 의리학, 상수학, 점학의 통합적 방법으로 접근한 것이 특징이다.

문왕서법과 경방서법은 단괘방법에서 서로 차이가 있으나 하늘과 사람이 감응하여 괘효상으로 소통하는 원리와 천도의 규율인 음양조화와 오행조화를 추구하는 사상은 동일하다.

문왕이 처음 창안한 서법이나 한대 경방에 의한 경방서법이나 추구하는 사상은 천도의 법칙을 통해 인사를 이해하고 길흉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지 점단방법의 차이로 인해 점단결과에 대처함에 있어서 문왕서법이 인간의 자유의지적 대응을 중시하는데 비해 경방서법은 이미 결정된 상황을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대응 여지를 위축시키고 있어 운명론에 치우칠 수 있다는 비판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고 논문은 밝히고 있다.

"주역은 우주만물이 끊임없이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원리가 담긴 것입니다. 사람은 천리대로, 천리에 따라 선한 일을 하고 여러사람과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원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운이 와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그 운이 운으로 끝나지 않고 그 운이 도리어 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늘 천리에 따라 중화의 도를 지키며 열심히 노력하고 수양하고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이번 논문의 결론입니다."

김본부장은 주역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철학성이 있는 한편 자연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청주대 행정학과 재학시절에 만난 문고판 '주역'에서 시작된 학문적 열정으로 김본부장은 5년만에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쳤다.

"박사논문을 썼다고 해서 주역에 대해 다 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아! 이렇게 가는 길이 있구나, 이렇게 등산로를 따라가면 되겠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기자로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는 김본부장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라면 하나 먹고 공주까지 달려가서 12시까지 강의를 듣고 집에 오는 일을 5년 동안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 모든 일이 주역에 대한 관심과 학문에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쉽게 풀어쓴 주역 연재물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쉽게 주역을 알리고 싶다는 김본부장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순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고 중도의 길을 지키고자 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 더 밝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충북 음성출신인 김본부장은 83년 연합뉴스에 입사해 현재 충북취재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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