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일신여고 '살아있는 과학교실' 수업 현장

지난 18일 토요일 오후 대학교수들과 대학생들이 일신여자고등학교에 모였다.

교육과학기술부 특색사업으로 선정된 이 학교 1학년들과 함께 '살아있는 과학교실'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낯선 대학교수와 언니, 오빠 대학생들을 맞이한 여고생들은 과학실험에 대한 호기심 못지않게 새로운 선생님들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다.

우선 이날 수업은 3학년 자연과학 과정을 희망하는 학생 30명에게 청주대 유전공학과 이명선 교수의 초청강연회로 시작했다. 학기초 대학진학 문제로 망설임이 적지않은 학생들에게 확신을 주고자 계획한 강연이다.

이어 1학년 5반, 6반의 학생들의 실험실수업이다.

▲ 신재섭 충북대 교수 시계반응 실험 이날 수업의 선생님은 김학용(충북대 생화학과), 신재섭(충북대 화학과), 정진수(충북대 물리학과), 김천휘(충북대 천문우주학과) 교수와 대학생들.수업은 시종 웃음과 함께 진지함이 넘쳐났다.생물반의 주제는 바이러스 모델만들기. 식물, 동물, 미생물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의 모델을 직접 만들며 특성을 공부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예쁜 모습의 열쇠고리 형태의 바이러스 모델을 만들며 즐거워했다.김학용 교수가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충북도가 개최한 바이오코리아 행사장에서도 인기를 독차지할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 김천휘 충북대 교수 천문우주 관측
옆 교실 화학반에선 농도의 변화와 함께 용액의 색깔이 변화하는 반응속도를 알아보는 시계반응 실험이다. 실험기구인 피펫을 처음 만져보는 학생들은 신기함 그 자체였다. 신재섭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학생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진로를 상담하고,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며 어리광을 부리기도 한다.

물리반에선 탱탱볼을 이용한 운동량 이해하기, 지구과학반에선 여러가지 필터를 이용해 태양을 관측했다.

30분씩 4가지 실험을 마친 학생들은 실험에 몰입하며 벌써 끝난 수업을 아쉬워하는 눈치다.

오수진 학생은 "마치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초등학교때 실험을 해보고, 중학교땐 한 번도 못했는데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김학용 충북대 교수 바이러스 모델 만들기 박지영 학생은 "과학공부하면 답답하고, 구상이 잘 떠오르지않았는데 교수님들의 쉬운 설명을 들으며 감을 잡았다"며 "우리도 외국처럼 야외수업도 하고, 실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설명했다.노지영 학생도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함께 공부하다보니 세대차이가 없어 좋았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대학생 교사로 참여한 구자을(충북대 생화학과 4년)씨는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다양한 분야를 쉽게 접하고, 결코 과학공부가 어렵고 지루한 학문이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준 것이 의미가 있다"며 "솔직히 고등학교때부터 이런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 정진수 충북대 교수 운동량 실험
미래의 과학영웅이 되기위한 꿈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꿈을 이루도록 뒷받침해주는 지역의 대학교수와 교사들. 일신여고 과학실험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만큼 미래과학의 희망이 자라고 있었다. / 윤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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