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부족·출혈경쟁·부도 확산' 삼중고

건협 충북도회 위상을 세워라

글 싣는 순서

① 충북 건설수장 누가 나오나
② 선거 후유증 악순환 되풀이
③ 지역원로들 목소리 높인다
④ 충북도회 개혁만이 '살길'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올 연말까지도 계속된다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습니다."

청주지역 A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건설경기가 본격적으로 가라앉아 올 상반기 공공공사 수주 한 건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주택사업은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에선 감히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또한 충북 건설사들의 잇단 부도로 지난달 어음부도율이 상승, 최고치를 기록했다.

◆ 지역 건설업계 고사 직전= 지역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충북 건설업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적잖은 건설업체가 문을 닫았고, 그나마 남아 있는 업체들은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라며 아우성이다.

이는 지역 건설사들이 급증하는 주택 미분양과 일감부족 및 출혈경쟁, 부도업체 확산이라는 '트리플 악재'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북 건설업체 대부분이 주택사업을 접고 공공공사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일반건설업체가 총 600여개에 달하는 충북의 경우 소규모 공공공사 한 건 입찰하는 데 200여개사가 응찰하는 등 밥그릇 싸움이 치열한 실정이다.

여기에 금융권의 유동성 압박도 갈수록 도를 더해 업체의 경우 수주한 공공공사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싶어도 금융권은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취약한 건설업체들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부도율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혼란과 갈등, 줄서기 등의 폐해= 이달 28일 치러질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 선거로 지역 회원사들이 과열, 혼탁 선거전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선거에서 회장 당락 향방이 '도덕성'과 '사회공헌활동', '회장 적격성', '협회 개혁' 등이 주요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자칫 혼란과 갈등, 줄서기 등의 폐해에 휩쓸려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우려가 크다. 당초 지역 건설업계 화합을 위해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으나, 이화련 대표, 김경배 대표, 박석순 대표 등이 후보에 등록, 차기회장 선거는 3파전으로 압축됐다.

회장 선출이 의원들에 의한 간접선거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후보들 사이에 회원사 줄세우기가 흘러나오는 등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심지어 일부 후보의 경우 정치권을 동원한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누가 회장이 되든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회원 분열을 봉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제상황도 어려운데 지역 건설 수장을 선택하는 선거가 혼탁, 과열양상을 띠면서 회원들간 반목과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지역 건설업계를 살리고 충북도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과열된 선거분위기는 가라앉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협 충북도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성종건설 김성배 회장)는 20일 선거 기호추첨을 실시한 결과, 기호 1번에 대화건설 이화련 대표, 기호 2번 한국종합건설 김경배 대표, 기호 3번 진명건설 박석순 대표로 정했다.

이날 후보자들은 출마의 변을 발표했다. 기호 1번 이화련 후보는 "지역 건설업계는 공공공사 물량부족과 수익성 감소로 이중고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협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직원들의 급여 현실화 등 현안문제를 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기호 2번 김경배 후보는 "3년간 충북도회에 3억원을 기부해 협회를 개혁하겠으며, 투명한 협회 운영과 사회활동으로 충북건설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박석순 후보는 "차기 회장선거에 있어 특정집단 출신들이 개입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으며, 도단체 3개 단체협의회장의 경험을 살려 충북도회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며, 낙하산 인사 사무처장을 도에서 받지 않고 전문가와 내부 승진자를 통해 협회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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