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갈은구곡

괴산군 칠성면에 위치한 갈은구곡(葛隱九曲)은 괴산의 마지막 남은 비경으로 불릴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괴산에 있는 7개 구곡중 유일하게 천혜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간직한 갈은구곡(갈론구곡)은 1952년 최초로 순수 국내 기술로 건설된 괴산댐 좌측 호수길을 따라 5km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갈은마을에서 옥녀봉 계곡쪽으로 약 2km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다.

괴산에는 칠성면 갈은구곡을 비롯해 괴산읍 제월리 고산구곡, 칠성면 쌍계구곡, 청천면 선유구곡, 칠성면 사은리 연하구곡, 연풍면 풍계구곡, 청천면 화양구곡 등 7개 구곡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이중 괴산댐 건설로 침수된 연하구곡과 풍계구곡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조선시대 사림들이 이상향인 별천리 공간이라고 생각한 갈은구곡은 초입인 갈은동문을 시작으로 갈천정, 강선대, 옥류벽, 금병, 구암, 고송유수재, 칠학동천, 선국암 등 아홉개 비경으로 이뤄져 있다.갈은구곡은 중국의 무이구곡처럼 구곡 바위마다 전·예·해·행·초 등 다섯 서체가 한시로 새겨져 있는 전국 유일의 구곡으로 알려져 있다.구곡 초입인 갈은동문(葛隱洞門)은 우측 산 중턱에 지나는 길손을 내려다 보는 듯한 집채만한 바위에 '갈은동'이라는 한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이어 만나는 갈천정은 갈천씨 백성이 은거한 장소로 갈론마을의 지명이 유래된 곳이며, 3곡 강선대는 말 그대로 신선이 내려왔을 것 같은 크고 넓직한 바위로 유명하다. ▲ 5곡 금병
옥류벽은 시루떡처럼 생긴 암석이 층층이 쌓인 바위 절벽위로 구슬같은 물방울이 흘러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으며, 5곡 금병은 암벽이 비단병풍처럼 주위를 감싸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6곡 구암은 거북모양의 바위가 있어 유래됐으며, 7곡 고송유수재는 오래된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정자터와 부엌자리 등이 남아있다. 고송유수재는 얼마 전에 종영된 SBS대하사극 연개소문에서 당군과 일전을 앞둔 고구려군의 한 장수가 승전을 기원하는 장면으로 소개됐다.

▲ 7곡 고송유수재 칠학동천은 신선이 일곱 마리 학으로 변해 살았다는 유래가 전해져 내려오며, 9곡 선국암은 신선이 옥녀봉 산마루에 해가 저물 때까지 바둑을 두었다는 바위로 바위 위에 음각으로 새긴 바둑판이 남아있어 옛 선비의 풍류를 엿볼 수 있다.갈은구곡은 2000년대 들어 괴산댐에서 갈론마을까지 비포장도로가 아스팔트로 확포장되면서 여름철 조용하게 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마을 인근에는 칠성면 갈은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칠성호를 따라 '산막이 옛길'이 개설돼 주말 가족단위 산촌체험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 산막이 옛길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에서 산막이 마을을 연결하는 길이 2천30m, 폭 2m 규모로 조성된 산막이 옛길은 전체 구간중 790m를 데크와 전망대로 설치해 주민과 방문객 등 이 길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안전과 볼거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갈은구곡은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거침없이 흐르는 물줄기로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비경을 간직한 지역내 유일한 계곡"이라고 밝혔다. 한기현 / 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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