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참고서·샴푸… 10여년만에 최고 기록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가계소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이 체감하는 가계 물가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등 서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 서민물가 고공행진 지속=1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산자 물가는 작년 말에 비해 1.0% 오르는 데 머물렀다. 소비자물가도 올들어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품목별 생활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정부가 물가관리를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52개 주요 생필품으로 구성된 'MB 물가' 중에서 최근 1년간 배추, 양파, 고등어는 5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주, 삼겹살, 생활필수품, 참고서, 학생복 등도 가파르게 올랐다.

4월말 현재 남자 학생복의 가격은 작년 말에 비해 6.8% 올랐고 여자 학생복의 가격도 올들어 7.6% 뛰었다. 학생들이 주로 신는 실내화는 12.5%나 급등했다. 고등학교 교과서의 가격은 14.5%나 급등, 1996년(23.6%)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중학교 참고서의 가격은 8.5%나 뛰어 1996년(40.7%)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책 가격은 올들어 4월까지 8.6%나 상승했다. 학교 급식비도 올들어 4월까지 3.8% 올랐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도 빠르게 올라갔다. 4월말 현재 전기면도기의 가격은 작년 말에 비해 6.1%나 뛰었다. 1999년(6.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칫솔도 올들어 3.3%나 상승했다. 샴푸는 7.2%나 올라 역시 11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고 영양크림은 13.1%, 화장비누는 3.3%의 오름폭을 각각 나타냈다. 택시료도 올들어 4월까지 4.7% 상승했다. 피로회복제는 11.3%나 뛰어 1995년(15.1%) 이후 최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방의 진료비도 12.2% 올라 2001년(52.8%) 이후 8년 만에 최고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 농축산물가격도 급등세= 이 같은 현상은 배추, 감자, 돼지고기 등 농축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는 11일 현재 포기당 5천70원으로 평년(1천847원)에 비해 174.5%나 가격이 상승했다.

고등어 가격(마리당 4천185원)도 크게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 2천879원에 비해 57.6%나 증가했다. ▶닭고기(48%) ▶돼지고기 냉장 삼겹살(28.9%) ▶양파(37.5%) ▶감자(51.8%) 등도 서민들의 한숨을 부를 정도로 크게 올랐다.

이에 정부가 비축 물량을 시장에 내놓고 장바구니 물가 잡기에 나섰다. 농협유통 직영매장에서는 돼지고기를 평균 30%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닭고기도 종전 수매해 온 토종닭 1천450t을 시장에 푸는 등 비축 물량을 내놓기로 했다. 고등어와 명태도 5월 말까지 각각 2천250t을 방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4월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가 환율로 인한 수입량 감소와 봄 가뭄으로 인한 일부 품목의 출하 지연으로 전달에 비해 2.4%,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2% 올랐다"면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5월 이후 채소류나 축수산물이 본격 출하되면 농수산물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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