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기획취재] 음성 큰바위얼굴 조각공원
큰바위 얼굴 조각공원을 가기위해 찾아간 곳은 음성현대정신병원이다. 입구서부터 18m 크기의 큰바위 얼굴 조각들이 나를 반겼다. 이번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얼마 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각 나라 대통령과 예수님, 거기에 배우, 스포츠인 심지어 사회주의 지도자 김일성과 빈라덴까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생사를 불문한 무수한 인물들이 방문자를 반기고 있었다. 그 가운데 중절모를 꾹 눌러쓴 거암 정근희 이사장을 만났다.
이 공원에 들어선 얼큰이(?) 조각들은 중국 예술학원에서 석공 7명이 7개월 동안 쪼아 만든 것이다. 얼굴조각상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통상 40t 화강암 덩어리 4~5개가 소모되며 중국에서 배로 들여와 공원에 안치되기까지는 1년 가까이가 걸린다. 이렇게 모은 조각상들만 3천 여점. 여기에 동물, 공룡 등 작은 조각상들까지 합하면 총 4천여점이 넘는다.
"공원 안쪽에 중국 지린성(吉林省)에 있는 고구려 제19대 광개토대왕의 능비(陵碑)와 크기며 활자가 똑같은 광개토대왕비가 있죠. 들여올 때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광개토대왕비가 우리 문화유적임에도 불구 유네스코엔 중국유적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중국에선 반출을 꺼려하며 못 가져가게 하더라고요. 긴 시간과 많은 인력들이 노력한 끝에 밀수품을 운반하듯이 몰래 가져오는데 성공했죠. 후세들에게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18일에는 호주, 모로코, 우즈베키스탄, 튀니지 등 11개국 대한민국 주재 대사관 가족들이(총43명) 충북도청을 방문한 뒤 조각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경이로움과 세계에 하나뿐인 조각공원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이렇듯 이국인들의 가슴에도 충북이라는 지역의 이름이 새겨졌으리라 믿는다.
정 이사장은 "이름 있는 문중이나 재벌총수들이 연락을 해온다"고 했다. 돈을 댈 테니 얼굴 조각을 만들어 세워달라는 것. 심지어 수십억 원을 내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 사회지만 외압이나 돈으로 대상 인물을 선정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만큼 인물 선정에는 까다롭고 엄한 정이사장이었다.
최근 정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박태환, 김연아, 박지성 조각상을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
이제 얼굴조각을 원하는 이들은 지구촌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고 향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그중 충북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위인은 현재도 미래에도 탄생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17만평이라는 부지가 부족해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조각상들이 줄지어 놓여있다.
인천광역시 한국공항공사측이 "영종도 국제공항 근처 부지제공을 약속하며 조각공원을 옮겨 달라"는 연락이 와서 한때는 고민도 했다. 충북도와 음성군은 그 소식을 접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는 조각공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50만평(약165만2900㎡) 군유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로써 2010년에 공사를 착수해 4~5년 뒤 세계유일 인물테마파크가 세워진다. 이쯤이면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편 지난 1년간 이 조각공원을 다녀간 인원이 60만여명에 이른다. 해마다 관광객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지역 경제발전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큰바위 얼굴조각공원이 충북도민의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찬란한 충북 문화유산으로 영원히 남기를 기원해 본다. / 위정숙 시민기자
위정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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