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경수 / 청주대 국어국문과 교수
# 그들은 일이 끝나면 막걸리 '추렴'을 자주했다

이 경우는 '추념'이 아니고 '추렴'으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추렴(出斂)'은 모임이나 놀이 또는 잔치 따위의 비용으로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거두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추렴을 내다', '흡족한 비에 마을 사람들은 풍년이라도 만난 듯 추렴들을 하여 술과 안줏거리를 마련하였다' 등이 있다.

'갹금(醵金)'은 여러 사람이 각기 돈을 내거나 그 돈을 이른다. 예는 '각자 응분의 갹금을 희사하다', '경비는 회원들의 갹금으로 충당된다' 등의 표현이 있다.

'갹출(醵出)'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내는 것을 뜻한다. 예로는 '모인 사람들이 갹출하여 구제 기금을 마련하였다', '성금을 갹출하다.' 등이 쓰인다.

# 중국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일상에서 자주 혼동되는 어휘다.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철수는 손가락으로 북쪽을 가리켰다', '시계 바늘이 오후 네 시를 가리키고 있다'와 같이 쓸 수 있다. 반면, '가르치다'는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게 하거나 익히게 하다'의 뜻으로, '철수는 영희에게 운전을 가르쳤다'와 같이 쓰인다. 따라서 '중국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친다'로 고쳐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 그는 입에 '게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했다

우리는 흔히 '개거품을 물고 대들다/덤벼들다'와 같은 표현을 쓰지만 이때 '개거품'은 '게거품'으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게거품'은 '게가 토하는 거품'을 말한다. 게는 갑자기 환경이 바뀌거나 위험에 처했을 때 입에서 거품을 뿜어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이 몹시 흥분하거나 격렬하게 싸울 때 입에서 나오는 거품 같은 침도 '게거품'이라고 부른다.

황경수 / 청주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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