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일본의 미인도는 어떻게 다를까?
조선과 일본의 미인도는 어떻게 다를까?
  • 송창희 기자
  • 승인 2009.05.25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림교수 충북대박물관대학서 특강
조선과 일본의 미인도는 어떻게 다를까.

지난 21일 충북대박물관대학은 이미림 성결대학교 교양교직부교수를 초빙해 '조선과 일본의 미인도 비교' 강의를 가졌다. 이 강의에서 이교수는 한·일의 다양한 미인도를 보여주며 발전과정과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 신윤복作 미인도(19C 초 추정)탐스러운 얹은 머리와 부풀어있는 치마, 한복의 절제된 색깔 위에 액센트를 주는 노리개와 그 노리개를 움켜잡고 있는 하얀 손이 주는 관능미가 빛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삼국의 미인도는 풍속화에서 발전했으며 대부분 풍속화 속의 한 부분인 여인모습을 발췌해 미인도로 보여져 왔다.또한 미인도 속의 여자는 여성의 덕을 기리기 위한 관덕적인 성격이 강하게 묘사되었으며 여성에 대한 기대나 억제, 순치의 특징이 나타난다. 따라서 미인도 속의 시선을 보면 대부분이 정면을 직시하지 않고 바닥을 응시하는 다소곳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그림속 여성들이 한결같이 "저를 마음껏 감상하세요. 시선을 피해 드릴께요"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해 수강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18세기 한·일 양국의 회화는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형태로 명·청 회화의 영향을 받아 자국화를 점진적으로 추구해 나갔는데 일본의 낙중낙외도(洛中洛外圖)등이 미인도의 정신적 모태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도시대의 병풍화인 '낙중낙외도(洛中洛外圖)'는 교토 니죠성 앞 남녀노소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 그림을 모태로 현세의 생활이나 풍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로 강해지게 되고 야외유락도 등 향락을 즐기는 모습을 화면에 많이 담게 된다.또한 화가가 직접 손으로 그렸던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판화문화가 발달해 한 그림을 500장에서 많게는 2천장까지 복제해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는 그림을 선물할 때 격조높은 산수화 등을 선호했지만 일본은 눈이 즐거운 유락도를 주고 받아 그 만큼 그림의 소유와 발달에 영향을 주었다.이렇게 일본 에도시대 풍속화가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을 야기시키는 여러가지 측면을 묘사하고 폭로한데 반해, 조선은 향략과 안일에 빠지지 말 것을 강조한 무일정신을 표현함으로써 양국의 미인도 발전의 출발점을 달리하게 되었다. ▲ 기타가와 우타마로作 미인도(18C 말)입에 살짝 문 부채와 두 다리 사이에 끼고 있는 우산, 고개를 살짝 돌려 관능적인 자세를 취하며 기모노의 끈을 살짝 묶고 있는 모습에서 교태가 묻어난다.
일본은 에도시대 후반기인 관분시대(1661~1673)를 중심으로 단독 미인화가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이 때부터 여성이 풍속화 등의 화면에서 구별되어 독립적으로 그려졌는데, 모습은 여전히 남성의 눈에 비친 여성의 이상적인 이미지, 즉 '변함없이 남성을 기다리는 여성' 그리고 '어긋난 사랑' 등을 상징적으로 묘사했다.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초상성과 사회가 그 인물에 기대하는 규범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초상화를 통해 미인도는 발전을 거듭하게 되고, 조선후기에 나타난 단독미인도는 명나라 말이나 청나라 초에 활발하게 제작됐던 소설 삽화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일 미인풍속화의 자국화현상이 나타나고 신윤복과 기타가와 우타마로의 작품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두 그림은 전통과 현실 교차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근대적 모습의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여성이미지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그림이다. 한 장의 스냅사진처럼 포즈를 취하게 한 인공성이 근대적인 작가의식을 보여주는 예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게 여성의 표정, 개성, 내면까지 담게 되면서 "여성도 생각하고 말하고 무엇인가 품고 있다"는 미인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며 발전하게 된다. 이 교수는 "일본은 서민문화가 발달하고 판화제작이 융성해 '미인화의 왕국'이라 할 만큼 다방면으로 그림을 발전시켰으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섬세하고 훌륭한 예술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발전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 송창희 333chang@jb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