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에세이집 '못난 놈들은 … ' 발간

충주 출신 신경림 시인이 최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이번 에세이집에는 신 시인의 문학 이면에 실재했던 인생의 조각들과 우리 문학사의 진기록을 담았다.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의 공간, 초등학생 허풍선이 신경림의 자화상을 비롯해 6·70년대 너나없이 어렵던 시절 김관식·천상병·이문구·조태일·한남철 등 동료 문인들에 얽힌 해프닝, 애환, 시국이 만들어 낸 안타까운 사건들의 뒷이야기들이 펼쳐진다.1부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어린 시절 이야기'에는 노년의 시인이 일제의 강점기와 해방의 공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겪은 추억의 토막들을 기억의 저편에서 끌어올려 되살려낸 이야기들을 담았다. 만년 모범생으로만 자랐을 것만 같은 작가의 악동 같은 이면의 모습들을 고해하듯 낱낱이 털어놓았다.2부 '삶의 뒤안길'에서는 시인이 한때 글 쓰는 일을 포기했다가 우연히 고향 길거리에서 김관식 시인을 만남으로써 다시 시의 세계로 돌아와 만난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벌였던 6·70년대 우리 문학사의 전설 같은 일화들이 담겨 있다. 그 시절 문인들의 인간 냄새 물씬나는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저자의 말을 통해 "이러한 글들도 내가 시를 쓰는 일을 적잖이 도왔으며,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다소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면구스러운 점 없지 않으면서도 책으로 낼 용기를 냈다. 독자들이 웃고 읽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신 시인은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농무' 이래 민중의 생활에 밀착한 현실인식과 빼어난 서정성, 친숙한 가락을 결합해 한국시의 새 장을 열었다. 1970년대 이후 문단의 자유실천운동·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당대적 현실 속에 살아 숨 쉬는 시편들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보여줬다. 그는 만해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이산문학상, 단재문학상, 대산문학상, 공초문학상, 만해시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2008년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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